카카오, 리딩방 금지…밴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도입
단속 우회 막기 위해 모니터링 방식 비공개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에 촘촘해지는 '리딩방 그물망'
네이버와 카카오가 유사투자자문 업체의 이른바 '투자 리딩방'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을 앞두고 불법 리딩방 단속에 나선다.

17일 IC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달 말 폐쇄형 소셜미디어(SNS) '밴드'에서 투자 리딩 관련해 강화된 모니터링 및 징계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다.

모니터링을 통해 불법적으로 투자를 유도하는 밴드가 확인될 경우 밴드 관리자를 대상으로 즉각 계정 영구 정지를 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원칙을 적용한다.

네이버는 모니터링을 우회하는 불법 리딩방 개설 방지를 위해 구체적인 모니터링 대상과 방식 등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15일 카카오톡 운영정책을 개정하고 ▲ 주식 리딩방 운영 및 홍보 행위 금지 ▲ 가상자산 등 기타 투자상품에 대한 리딩방 운영 및 홍보행위 금지 ▲ 불법 스팸 대량 발송에 대한 제재 강화 등 내용을 담았다.

카카오는 유료뿐 아니라 무료 불법 리딩 행위도 금지하고 금지 범위를 가상자산, 부동산 등 기타자산으로 확대했다.

허위·과장 투자 정보나 투자 경험 등을 공유하는 행위도 금지 대상에 포함하고 리딩방 개설·운영 외에도 관련 방 홍보를 위한 단체대화방('단톡방') 개설 등도 제재 대상에 포함했다.

이용자 신고 등을 통해 금지 행위가 확인될 경우 신고된 이용자 및 해당 채팅방의 관리자는 즉시 카카오톡 내 모든 서비스 이용이 영구적으로 제한될 수 있으며 단톡방은 영구적으로 접근 및 사용이 제한될 수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 같은 조치는 다음 달 14일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에 발맞춰 불법 리딩방 근절에 일조하기 위한 것이다.

개정 자본시장법상 네이버와 카카오 등 SNS 업체가 리딩방 관련 처벌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정책 변경 의무는 없지만 이용자가 많은 대형 플랫폼이 불법 행위를 방치한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사실상 정식 등록된 투자자문업자 외에는 주식 리딩방 등 양방향 채널 개설은 물론, 금융사로 오해할 소지가 있는 표시나 광고, 수익률 허위 광고도 금지한다.

유사투자자문 업자가 제공할 수 없는 서비스는 광고에 포함하지 못한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리딩방 단속 강화가 불법 리딩방 접속을 유도하는 유명인 사칭 광고가 자주 등장하는 구글 유튜브와 메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스타트 등 외국계 SNS에도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 해결을 위한 모임'(유사모)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단속 강화로 불법 리딩방으로 유도하기 어려워지면 외국계 SNS에 유명인 사칭 광고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요지부동인 외국계 플랫폼도 국내법이 바뀌면 정책을 변경하거나 유명인 사칭 광고 등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