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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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캘리포니아주의 성적 소수자 정책에 반발해 자신이 소유한 기업 X(옛 트위터)와 스페이스X의 본사를 텍사스로 옮기겠다고 선언했다. 머스크는 캘리포니아에서 자란 큰아들 자비에가 여성으로 성전환하고 자신과 절연한 이후 성소수자를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캘리포니아의 교육 정책을 자주 비판해 왔다.

머스크는 16일(현지시간) 자신의 X 계정에 "스페이스X는 이제 본사를 캘리포니아주 호손에서 텍사스주 스타베이스로 옮길 것"이라며 "그리고 X 본사도 (텍사스주) 오스틴으로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머스크는 캘리포니아에 신물났다(fed up)"고 전했다. 공화당 그렉 애보트 텍사스 주지사는 머스크의 글 중 하나를 X에 다시 게시하고 "스페이스X의 움직임으로 텍사스가 우주 탐사의 리더로 굳건히 자리 잡고 있다”고 환영했다.

머스크는 이 글과 함께 전날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서명한 성소수자 학생 관련 법 'AB1955'를 비판한 환경운동가 마이클 셸렌버거의 포스팅을 첨부했다. 이 법은 캘리포니아의 학교 직원이 학생의 성 정체성이나 성적 지향을 본인의 허락 없이 부모 등 다른 사람에게 알리도록 강요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에서 이런 법이 제정된 것은 캘리포니아주가 처음이다. '캘리포니아 가족 위원회'를 비롯한 보수 단체는 이 법안이 학부모의 권리를 침해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머스크는 "가족과 기업들을 공격하는 이 법과 그에 앞선 많은 다른 것들 때문에 이전을 결정했다"며 "나는 1년 전쯤에 뉴섬 주지사에게 이런 종류의 법들 때문에 가족과 기업들이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 캘리포니아를 떠날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고 했다.

머스크는 샌프란시스코의 미온적인 범죄 대응도 비판했다. 샌프란시스코의 X 본사에 대해 "건물에 들어오고 나갈 때 폭력적인 마약 중독자 갱단을 피하는 일을 이미 충분히 겪었다"고 댓글을 달았다. 머스크는 작년에도 X에 "많은 트위터 직원들이 SF 시내에서 출근하는 것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다"며 "경찰도 범죄 신고에 신경 쓰지 않을 정도"라고 비판했다.

X 본사 이전은 수개월 전부터 추진돼 온 것으로 파악된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의 발표 이전에 X는 직원 감축에 따라 샌프란시스코 본사에서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초과 공간을 임대할 계획을 세웠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2021년 캘리포니아의 각종 규제와 세금 제도를 비판하며 테슬라 본사를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서 텍사스 오스틴으로 이전한 뒤 텍사스에서 사업 기반을 지속해서 확장해 왔다. 머스크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매달 4500만달러 기부하기로 하는 등 민주당의 급진적인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