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에서도 부상 악재 딛고 메달 5개…"파리 올림픽 목표는 준결승 진출"
[올림픽] 수영 이은지 "4월에 다쳤지만, 극복하면 아무것도 아닌 일"
3년 전 도쿄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 중 가장 어렸던 수영 국가대표 이은지(17·방산고)는 파리에서는 최연소 자리를 사격의 반효진(16·대구체고)에게 내줬다.

하지만, 한국 수영 대표팀 중에는 여전히 '막내'다.

선배들 사이에서 환하게 웃을 때는 10대의 청량함을 그대로 담은 이은지는 물 안에 들어가면 누구보다 진지해진다.

지난 4월 발목 인대가 손상되는 부상을 당하고도 이은지는 "내가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 되지 않더라"라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배영 200m에 출전하는 이은지는 16일 격전지 파리로 떠났다.

출국 전 연합뉴스와 만난 이은지는 "도쿄 때는 그냥 올림픽에 출전하는 게 신기하고 좋았다"며 "아직 어리지만, 3년 사이에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을 치르며 많은 걸 느꼈다.

그 경험이 파리 올림픽에서는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올림픽] 수영 이은지 "4월에 다쳤지만, 극복하면 아무것도 아닌 일"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이은지는 메달 5개를 목에 걸었다.

개인종목 배영 100m와 200m에서 3위를 했고, 여자 혼계영 400m 은메달, 여자 계영 800m와 혼성 혼계영 400m에서 동메달을 수확했다.

한국 선수가 단일 아시안게임 여자 배영 개인 종목에서 메달 2개 이상을 따낸 건 최윤정·윤희 자매에 이어 이은지가 3번째다.

최윤희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1982년 뉴델리, 1986년 서울 대회에서 배영 100m와 200m 2연패를 달성했다.

최윤희 전 차관의 언니인 최윤정 씨는 1978년 방콕에서 배영 100m·200m 3위, 1982년 뉴델리에서 배영 100m·200m 2위에 올랐다.

이은지는 최윤희 전 차관 이후 37년 만에 '아시안게임 여자 배영 종목 메달 2개'를 따낸 한국 수영 선수로 기록됐다.

당시 이은지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한 달 앞두고 초저온 회복처치기(크라이오 테라피·Cryotherapy) 치료를 받다가 '동상 진단'을 받는 악재를 딛고 메달을 5개나 수확했다.

[올림픽] 수영 이은지 "4월에 다쳤지만, 극복하면 아무것도 아닌 일"
올해 2월 도하 세계선수권 출전까지 포기하며 파리 올림픽에 전념했던 이은지는 4월에 부상의 덫에 걸렸다.

이은지는 "부상 때문에 훈련에 제동이 걸렸다"며 "지금 몸 상태는 80%"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곧 이은지는 "재활 열심히 했고, 부상에서 회복한 뒤에 더 속력을 높였다"며 "내가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내가 이겨내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은지의 파리 올림픽 목표는 준결승 진출이다.

도쿄에서 이은지는 배영 100m 20위(1분00초14), 200m 18위(2분11초72)에 머물러 상위 16명이 출전하는 준결승에 나서지 못했다.

파리에서는 배영 200m에만 출전하는 이은지는 "긴장하지 않고, 실수하지 않으면 준결승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은지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 종목에서 2분09초75로 동메달을 땄다.

도쿄 올림픽 여자 배영 200m 예선에서 16위로 준결승에 진출한 샤론 판 루벤달(네덜란드)의 기록은 2분11초24였다.

이은지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수영장에서 만난 몇몇 분들이 나를 알아보시더라. 김서영 선배처럼 한국 여자 수영을 알리는 선수가 되고 싶었는데, 작년에는 아주 조금 그런 기분을 느꼈다"며 "파리에서도 최선을 다해 좋은 기록 내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