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은 '물폭탄' 한쪽은 '폭염' 극과극…올해 장마 왜 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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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시간 100㎜ 이상 비' 8차례
"기후 변화로 공기가 품은 수증기 많아져"
"기후 변화로 공기가 품은 수증기 많아져"
올해 장마는 한정된 지역에 많은 양의 비가 집중되는 이른바 '띠 장마' 양상이 보인다. 남북으로 폭이 좁고 동서로 긴 비구름대가 만들어지면서 해당 비구름대가 속한 지역에는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폭우가 내리는 것이다.
여기에 폭 좁은 비구름대가 오르락내리락하면서 100㎜가 넘는 극한 호우가 수시로 쏟아지고, 비구름대를 피한 지역에는 폭염이 찾아오는 '극과 극' 날씨도 이어지고 있다.
하루 중 1시간 강수량 최대치가 100㎜가 넘은 사례는 17일 오전 경기 파주시(오전 6시 3분부터 1시간에 101.0㎜)와 의정부시 신곡동(오전 7시 22분부터 1시간에 103.5㎜)을 비롯해 이번 장마철 들어 현재까지 8번이다. 일 최대 1시간 강수량이 100㎜에는 못 미쳤지만 90㎜ 이상인 사례도 6번에 달한다.
최근 5년 사이 장마철 1시간 강수량이 100㎜ 이상인 사례가 기록된 적은 2019년, 2020년, 2022년 등 3개년이다.
발생 연도만 보면 장마철 1시간에 100㎜ 이상 비가 쏟아지는 일이 드물지 않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사례 수를 보면 2019년은 1번, 2020년은 5번, 2022년은 2번에 그친다. 역대 장마가 가장 길었던 2020년도 총 5번이었는데, 올해는 장마가 끝나기도 전에 이미 8번에 달했다.
북태평양고기압이 남부지방까지 확장해 그 가장자리를 타고 수증기를 많이 머금은 남서풍이 불어 드는 가운데 발해만 쪽에 저기압도 자리해 북태평양고기압과 함께 남서풍을 불어 넣고 있다. 북쪽에서는 건조공기가 강하게 내려오고 있다.
이렇듯 성질이 아주 다른 두 공기덩어리가 충돌하면서 비구름대를 압축시켰고, 이는 폭우로 이어졌다. 북태평양고기압 북쪽 가장자리가 우리나라 남부지방까지 북상하고 그 북쪽으로 정체전선이 놓이면서 장맛비가 쏟아지는 일은 장마가 중후반기에 접어들 때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북태평양고기압이 예년보다 북서쪽으로 더 확장한 상태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런데도 유달리 집중호우가 잦은 원인은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한 때에 맞춰 북쪽에서 주기적으로 건조공기가 남하해 충돌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기온이 높아 대기 중 수증기 함유량이 늘면서 집중호우가 반복된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이 경우 '기후변화'가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국내로 유입되는 공기의 가강수량이 40∼50㎜만 돼도 호우 특보가 내려질 수준인데 요즘은 가강수량이 60∼70㎜나 된다"고 말했다. 가강수량은 대기 하층의 일정 크기 가상 기둥 내 수증기가 모두 응결했을 때 양으로, 예상 강수량을 가늠하는 잣대다.
현재 북태평양고기압 영향권에 든 제주는 동부에 폭염경보 등 폭염특보가 내려진 상태다. 전북 고창·부안·군산·김제·익산·정읍과 전남 나주·담양·곡성·구례·화순·광양·순천·영암, 광주 등에도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제주 동부는 이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 제주 나머지 지역과 호남은 33도 이상까지 오르는 등 무더울 예정이다. 제주와 전남 등은 당분간 밤사이 열대야도 겪겠다.
정체전선 영향권에 있는 지역도 날은 흐리나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유입되면서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여기에 폭 좁은 비구름대가 오르락내리락하면서 100㎜가 넘는 극한 호우가 수시로 쏟아지고, 비구름대를 피한 지역에는 폭염이 찾아오는 '극과 극' 날씨도 이어지고 있다.
1시간에 100mm 넘는 폭우...올해만 8번
17일 기상청 자동기상관측장비(AWS) 관측기록을 보면 이번 장마철 가장 비가 거세게 내린 시점과 지역은 10일 자정 전후 전북 군산시 어청도로 146.0㎜가 불과 1시간 내 쏟아졌다.하루 중 1시간 강수량 최대치가 100㎜가 넘은 사례는 17일 오전 경기 파주시(오전 6시 3분부터 1시간에 101.0㎜)와 의정부시 신곡동(오전 7시 22분부터 1시간에 103.5㎜)을 비롯해 이번 장마철 들어 현재까지 8번이다. 일 최대 1시간 강수량이 100㎜에는 못 미쳤지만 90㎜ 이상인 사례도 6번에 달한다.
최근 5년 사이 장마철 1시간 강수량이 100㎜ 이상인 사례가 기록된 적은 2019년, 2020년, 2022년 등 3개년이다.
발생 연도만 보면 장마철 1시간에 100㎜ 이상 비가 쏟아지는 일이 드물지 않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사례 수를 보면 2019년은 1번, 2020년은 5번, 2022년은 2번에 그친다. 역대 장마가 가장 길었던 2020년도 총 5번이었는데, 올해는 장마가 끝나기도 전에 이미 8번에 달했다.
대기 중 수증기 많아...'선상강수대' 발달
17일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북부를 중심으로 1시간에 최대 100㎜ 이상 호우가 쏟아진 이유는 남북으로 폭은 좁고 동서로 길이는 긴 비구름대, 즉 '선상강수대'(線狀降水帶)가 이 지역에 걸쳤기 때문이다.북태평양고기압이 남부지방까지 확장해 그 가장자리를 타고 수증기를 많이 머금은 남서풍이 불어 드는 가운데 발해만 쪽에 저기압도 자리해 북태평양고기압과 함께 남서풍을 불어 넣고 있다. 북쪽에서는 건조공기가 강하게 내려오고 있다.
이렇듯 성질이 아주 다른 두 공기덩어리가 충돌하면서 비구름대를 압축시켰고, 이는 폭우로 이어졌다. 북태평양고기압 북쪽 가장자리가 우리나라 남부지방까지 북상하고 그 북쪽으로 정체전선이 놓이면서 장맛비가 쏟아지는 일은 장마가 중후반기에 접어들 때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북태평양고기압이 예년보다 북서쪽으로 더 확장한 상태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런데도 유달리 집중호우가 잦은 원인은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한 때에 맞춰 북쪽에서 주기적으로 건조공기가 남하해 충돌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기온이 높아 대기 중 수증기 함유량이 늘면서 집중호우가 반복된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이 경우 '기후변화'가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국내로 유입되는 공기의 가강수량이 40∼50㎜만 돼도 호우 특보가 내려질 수준인데 요즘은 가강수량이 60∼70㎜나 된다"고 말했다. 가강수량은 대기 하층의 일정 크기 가상 기둥 내 수증기가 모두 응결했을 때 양으로, 예상 강수량을 가늠하는 잣대다.
'극과극' 날씨...제주, 호남은 '무더위'
폭 좁은 비구름대는 집중호우와 함께 날씨 양극화도 일으키고 있다. 비구름대가 위치한 지역엔 폭우가 쏟아지고, 그 영향권에서 벗어난 지역엔 폭염이 찾아온다. 같은 시·도 내에서도 비가 내리는 지역과 흐리기만 한 지역이 나뉘기도 한다.현재 북태평양고기압 영향권에 든 제주는 동부에 폭염경보 등 폭염특보가 내려진 상태다. 전북 고창·부안·군산·김제·익산·정읍과 전남 나주·담양·곡성·구례·화순·광양·순천·영암, 광주 등에도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제주 동부는 이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 제주 나머지 지역과 호남은 33도 이상까지 오르는 등 무더울 예정이다. 제주와 전남 등은 당분간 밤사이 열대야도 겪겠다.
정체전선 영향권에 있는 지역도 날은 흐리나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유입되면서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