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친 친구에 미안하고 죄책감"…檢 "8년 선고해달라"
동창생 폭행해 식물인간 이르게 한 20대, 항소심서 선처 호소
중학교 동창생을 폭행해 '식물인간' 상태에 이르게 한 20대가 항소심에서 범행을 뉘우친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17일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양진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중상해 혐의 항소심 공판에서 A(20)씨는 최후진술을 앞두고 미리 써온 쪽지를 주머니에서 꺼내 들었다.

그는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제가 수치스럽다"며 "다친 친구를 생각하면 미안하고 죄책감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제가 지은 죄를 생각하고 많이 반성하면서 살겠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A씨의 변호인도 "중학교 동창인 친구들이 부산에 놀러 가서 의견 다툼 과정에서 격한 폭행이 발생했다"며 "우발적인 사정이 존재했던 점을 참작해 선처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피고인의 아버지가 피해 복구를 위해 피해자 측과 접촉하고 있다"며 "합의가 쉽지 않겠지만, 선고까지 기일을 넉넉히 잡아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검찰은 "원심에서 구형한 대로 피고인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해달라"고 짧게 의견을 밝혔다.

A씨는 지난해 2월 6일 부산시의 한 숙박업소에서 중학교 동창인 B(20)씨를 밀치고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A씨의 폭행으로 목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현재 식물인간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1심 재판부는 지난 5월 "피고인의 범행으로 당시 19세에 불과했던 피해자는 인공호흡기와 타인의 보조가 전적으로 필요한 식물인간이 됐다"면서 "피고인은 그동안 피해복구 노력조차 제대로 시도하지 않았다"고 꾸짖으며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이에 검찰과 A씨 모두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날 재판을 마치기 전 A씨에게 범행 당시 음주 상태였는지를 물었다.

이에 A씨는 "소주를 2병 정도 혼자 마셨고, 양주 한 병은 (피해자가 아닌) 다른 친구와 나눠 마셨다"고 답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그럼 당시 기억이 다 나느냐?"고 다시 물었고, A씨는 "기억나는 것도 있고 안 나는 것도 몇 개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선고 공판은 9월 11일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