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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에 당첨된 사람이 주변에 두 명이나 있어요. 그때 같이 청약하지 않은 게 너무 후회되네요."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새 아파트에 전세로 사는 주부 박모 씨는 자녀 친구가 하나둘 이사 간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아쉬운 마음을 토로했다. 그는 "그때는 고분양가라고 생각해서 청약 당첨된 사람도 불안해하는 분위기였다"며 "2년도 채 안 돼 이렇게 후회하게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둔촌주공 입주권 신고가 행진
오는 11월 입주를 앞둔 국내 최대 규모 단일 단지인 둔촌주공에서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이 단지 전용 84㎡ 입주권은 지난달 말 신고가인 22억8619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말(18억7000여만원)보다 4억원가량 오른 가격이다. 전용 59㎡ 역시 지난 5월 17억9500만원(신고가)에 팔려 작년 말보다 1억5000만원가량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호가는 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송파구 일대 집값이 강세를 띠면서 신축 대단지인 둔촌주공도 매수세가 쏠리고 있어서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전용 84㎡ 호가는 21억~27억원 수준이다. 둔촌동 A공인 관계자는 "동일 조건의 매물이 2주 전 가격보다 1억~1억5000만원 정도 더 올랐다"며 "로열동·로열층 매물은 집주인이 호가를 25억원 이상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분양가와 비교하면 10억원 이상의 웃돈이 붙은 셈이다. 불과 1년6개월 전만 해도 둔촌주공은 고분양가 논란으로 미계약이 속출했던 단지다. 2022년 12월 분양 당시 둔촌주공의 일반 분양가는 3.3㎡당 평균 3829만원이었다. 발코니 확장과 중도금 이자 등을 감안하면 3.3㎡당 4000만원 수준이었던 만큼 '로또 청약'을 고대하던 청약 대기자의 실망이 컸다. 84㎡ 분양가는 13억2040만원(최고가 기준), 전용 59㎡는 10억6250만원이었다.
1순위 청약에서 3695가구 모집에 1만3647명이 신청해 3.7대1의 저조한 경쟁률을 나타냈다. 특히 일부 주택형은 주방 뷰, 이웃집 뷰 등으로 논란이 됐다. 대규모 미계약이 나와 일반공급 4786가구 가운데 899가구가 작년 3월 무순위 청약에 돌입했다. 정부가 무주택, 거주요건에 상관없이 전국서 무순위 청약을 할 수 있도록 관련 규칙을 개정해 겨우 미분양을 모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금은 수도권 12억원이 기본
원자재가격과 인건비 등이 오르고 이 여파로 분양가가 치솟으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신축 아파트 '품귀현상'이 심화한 서울뿐 아니라 수도권 주요 지역은 전용 84㎡ 기준 분양가가 9억~12억원대에 이르기 때문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서울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지난달 말 기준 3.3㎡당 평균 4190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31.02%, 전월 대비 8.28% 올랐다.분양가가 떨어지기는커녕 점점 오르는 추세가 뚜렷해지자 기존 고분양가 논란 아파트들도 '완판(완전 판매)'되고 있다. 작년 10월 공급된 광명 '트리우스 광명'은 전체 730가구 중 미분양 물량 100가구가 소진됐다. 전용 84㎡가 최고가 기준 10억9000만원에 공급돼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단지다. 지난 1월 분양한 '광명 자이힐스테이트 SK뷰'도 전용 84㎡ 최고가가 12억3500만원에 이르지만 최근 '완판' 소식을 알렸다. 오는 11월 입주를 앞두고 둔촌주공의 장점도 부각되고 있다. 지상 최고 35층 85개 동, 총 1만2032가구로 탈바꿈하는 둔촌주공은 단지 인근에만 3개의 전철역이 있다. 1단지 앞에는 서울지하철 5호선 둔촌동역, 3단지 앞에는 지하철 9호선 둔촌오륜역이 접해 있다. 4단지는 9호선 중앙보훈역도 멀지 않다.
역대급 커뮤니티도 관심을 끈다. 1단지엔 피트니스, 독서실, 카페테리아, 스크린골프 연습장, 북카페, 어린이실내놀이터, 사우나 등이 있다. 2단지엔 탁구장, 스크린테니스, 골프연습장 등이 있다. 특히 4개 커뮤니티 중 유일하게 수영장이 있다. 3단지엔 스카이라운지와 스카이 게스트룸, 스카이 힐링센터 등이 들어선다. 독서실, 피트니스, 사우나, 북카페 등도 다른 단지와 동일하게 마련된다. 4단지엔 중앙도서관, 게스트룸, 카페테리아 등이 마련된다. 카페테리아는 조중석식이 모두 제공된다.
둔촌동 B공인 관계자는 "수영장과 사우나뿐 아니라 강동구립도서관이 단지 내 지어질 정도로 커뮤니티 시설이 압도적"이라며 "신혼부부가 찾는 소형 평형 전월세가 빠르게 나가고 있고 로열동 전세는 가격이 높아도 먼저 계약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용 84㎡ 전세 보증금은 8억~10억원 수준이고 9억원대 조합원 물량도 인기라는 설명이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