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물질이 검출된 중국 해외직구 플랫폼 제품. /사진=서울시
유해물질이 검출된 중국 해외직구 플랫폼 제품. /사진=서울시
중국의 해외 직구 플랫폼인 쉬인에서 판매되는 여성용 속옷에서 국내 기준치를 약 3배 초과하는 발암물질이 나왔다. 속옷 외에 중국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에서 판매되는 화장품과 그릇에서도 안전성 문제가 불거졌다.

서울시는 18일 쉬인·테무·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 중인 속옷 등 의류 59건, 화장품 89건, 식품용기 140건, 위생용품 42건 등 총 330건을 검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조사는 지난달 11일부터 이번 달 11일까지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과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진행됐다.

검사 결과, 쉬인에서 판매되는 여성용 팬티 1건에서 발암물질인 '아릴아민'이 국내 기준치(30mg/kg)의 2.9 배를 초과한 87.9mg/kg이 검출됐다. 아릴아민은 화학 염료의 일종인데 방광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시는 "방광암의 위험을 높이는 성분이 피부와 직접 접촉하는 속옷에서 검출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총 14건의 화장품에서도 국내 기준을 초과하는 세균이 나왔다. 알리와 쉬인에서 판매된 립스틱 2종에서 병원성 세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고, 알리에서 판매되는 블러셔 2건에서도 황색포도상구균과 호기성생균이 나왔다.

황색포도상구균은 국내 화장품 안전기준 상으로는 검출되지 않아야 하는 항목이다. 감염되면 발진이나 아토피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호기성생균 수가 높으면 화장품 변질 우려도 있다.

알리와 쉬인에서 판매된 네일 제품 4건에서 국내 기준치(10㎍/g)의 최대 97.4배가 넘는 니켈 974.2㎍/g과, 국내 기준치(100㎍/g)를 1.6배 초과한 디옥산 167.8㎍/g이 검출됐다. 니켈은 알레르기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금속 물질로 꼽힌다.

디옥산은 화장품 재료를 부드럽게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로 발암 가능 물질 중 하나로 간·신장 독성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

성분뿐 아니라 표기된 용량보다 더 적은 양을 판매한 사례도 적발됐다. 립스틱 2건, 블러셔 2건, 파운데이션 3건에서 표기량에 비해 제품 내용량이 7∼23% 적게 들어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알리와 테무에서 판매된 법랑그릇 5건에서도 국내 기준치(0.07mg/L)의 최대 97.4배를 초과한 카드뮴과 국내 기준치(0.8mg/L)의 최대 7배를 초과한 납이 발견됐다.

서울시는 안전성에 문제가 된 20개 제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해당 온라인 플랫폼에 판매 중지를 요청할 계획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