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조→6조원으로 '뚝'…獨재무 "당분간 우크라 자금조달 보장된 상황"
내년 국방예산 753억유로…'GDP 2% 국방비 지출' 나토 기준은 충족할 듯
獨. 우크라 지원 내년 반토막…'트럼프 2기' 우려에도 예산 삭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 시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독일의 내년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이 반토막이 날 전망이라고 로이터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가 입수한 내년 예산안 초안에 따르면 독일의 우크라이나 지원액은 올해 80억 유로(약 12조800억원)에서 내년에는 40억 유로(약 6조400억원)로 삭감될 예정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독일은 러시아 동결 자산에서 나오는 이자 수익을 담보로 우크라이나에 대출 형식으로 제공되는 약 500억달러(약 68조5천억원)로 우크라이나가 군사적 필요의 대부분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크리스티안 린트너 독일 재무장관은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럽의 조치와 G7의 대출 덕분에 가까운 미래를 위한 우크라이나의 자금 조달은 보장이 돼 있는 상황"이라면서, 독일의 지원 금액이 깎여도 우크라이나가 단기적으로 별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인식을 내비쳤다.

주요 7개국(G7)은 지난 달 13일 이탈리아 바리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러시아 동결 자산에서 나오는 이자 수익을 담보로 올해 말까지 우크라이나에 500억달러(약 68조5천억원)를 지원하는 데 합의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유럽연합(EU)도 지난 5월 자체적으로 역내 동결된 러시아 자산에서 발생한 연간 약 30억유로(약 4조4천억원)의 수익을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활용하기로 뜻을 모았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이 동결한 러시아의 해외 자산은 약 3천억달러(약 410조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2천억달러 정도는 유럽 국가들이 동결한 러시아 자산이다.

獨. 우크라 지원 내년 반토막…'트럼프 2기' 우려에도 예산 삭감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회의적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에 대비하면서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한 자금 지원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다.

대통령 복귀시 우크라이나전을 러시아와의 타협을 통해 바로 끝내겠다고 공언해온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부통령 후보로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강하게 반대해온 J.D. 밴스 상원의원을 낙점하자 유럽 국가들의 더욱 고조되고 있다.

밴스 의원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 회원국들의 저조한 방위비 분담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온 인물이기도 하다.

재임 시절 유럽의 '안보 무임 승차론'을 제기하면서 유럽 국가들에 방위비 추가 분담을 주장해 온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밴스 의원과 짝을 이뤄 정권 탈환에 성공하면 유럽에 대한 압박은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 역시 국내총생산(GDP) 대비 최소 2%로 설정된 나토의 방위비 지출 가이드라인을 번번이 어겨 비판에 처해 있는 상황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독일은 지난해 국방비로 나토 기준에 비해 140억 유로(약 20조3천억원)를 덜 써 금액 면에서 회원국 중 목표치에서 가장 동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국가 부채와 재정 적자 문제로 우크라이나 지원금을 삭감하고, 국방 예산도 기대만큼 크게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독일은 내년에 국방 부문에 총 753억 유로(113조5천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나토의 목표치인 GDP 2% 규정은 준수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