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3시께 위성영상에 포착…"방류량 많지 않은 듯"
북한, 임진강 황강댐 통보없이 방류…통일부 "매우 유감"(종합)
북한이 심야에 임진강 상류 황강댐에서 물을 방류하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환경부가 18일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17일 오후 10시께 촬영된 위성영상에선 황강댐 방류 징후가 나타나지 않았으나 18일 오전 3시께 영상에선 댐 하류 하천 폭이 넓어진 것이 확인됐다.

현재까지 방류량은 많지 않은 것으로 환경부는 추정했다.

남측에서 임진강 최북단 수위관측지점인 필승교 수위는 이날 오전 8시 기준 3.28m로 전날 오전 6시 20분의 수위(0.47m)에 견줘 2.8m가량 올랐으나 위기관리기준(7.5m)에는 못 미친다.

다만 이때까지 필승교 수위 상승은 주로 임진강 유역에 내린 비에 따른 것으로 황강댐 방류의 영향은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통상 황강댐에서 1초에 500t씩 물을 내보내면 물이 필승교에 도달하는 데 9시간 정도 걸린다.

환경부는 집중호우가 내릴 땐 하루 최대 3회 위성영상으로 황강댐 등 남북 공유하천 상류 댐 방류 여부를 감시한다.

환경부는 방류를 확인한 직후 군과 지방자치단체에 상황을 공유하고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했다.

주민 안전을 위한 경보방송과 순찰도 실시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9일에 이어 이번에도 사전에 우리 측에 통보하지 않고 무단 방류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리 정부의 공식 요청에도 북한이 황강댐을 무단 방류한 행태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남북 합의대로 방류에 앞서 통보해달라고 북한에 요청했다.

2009년 9월 북한이 통보하지 않고 황강댐에서 물을 내보내면서 임진강 하류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이에 같은 해 10월 남북은 황강댐 방류 시 사전에 통보하기로 합의했다.

북한은 2010년 두 차례, 2013년 한 차례 방류에 앞서 통보했으나 그 이후로는 우리 정부의 반복된 요구에도 통보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