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늦었지만"…삼성전자 '차세대 기술'로 돌파구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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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CXL 설명회 개최
2028년 시장 본격화 전망
글로벌 협력·기술 개발 강화
CXL 인프라 확보로 경쟁력↑
2028년 시장 본격화 전망
글로벌 협력·기술 개발 강화
CXL 인프라 확보로 경쟁력↑
삼성전자가 차세대 메모리 기술로 주목받는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대응에선 다소 늦었다는 평가지만 CXL 분야는 선두로 치고나가겠다는 전략이다. CXL 시장은 올 하반기 개화하기 시작해 2028년에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CXL 기술의 핵심은 '빠르게 연결해 연산'하는 것이다.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스토리지 등의 장치를 효율적으로 연결해 더 빠른 연산 처리를 뒷받침하는 차세대 인터페이스다. 여러 장치별로 사용되는 언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해 데이터가 곧장 이동할 수 있도록 길을 터 속도를 올리는 원리다.
AI 반도체에 탑재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는 D램을 건물처럼 수직으로 쌓아 메모리 간 이동 통로를 넓히는 방식으로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CXL은 HBM과는 또 다른 영역의 차세대 기술인 셈이다.
최장석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신사업기획팀장(상무)은 "HBM은 여러 데이터들이 고속도로를 통해 빠르게 돌아다닐 수 있도록 길을 만드는 것이고 CXL은 여러 도로를 연결하는 것"이라며 "도로를 확장시키고 용량을 더 늘릴 수 있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CXL은 인공지능(AI) 수요가 증가하면서 주목받게 됐다. AI 쓰임새가 늘어나고 기술이 발달하면서 학습·추론 데이터 처리량이 폭증했다. 그러나 기존 서버에서 사용하던 D램은 한정된 범위에서만 용량을 확장할 수 있다는 한계를 지녔다.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대규모 용량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CXL에 기반한 D램 제품은 고속 인터페이스를 사용하고 용량 확장이 쉬워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으로 떠올랐다. CXL D램 솔루션은 기존 D램과 공존하면서 시스템 내 대역폭과 용량을 확장할 수 있다. 데이터 처리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도 소화할 수 있어 차세대 컴퓨팅 시장에서 고성장이 예상된다.
그동안 데이터센터나 서버 용량을 확장하려면 서버를 추가 증설해야 했다. 그런데 CXL을 활용하면 기존 서버에서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를 꽂던 자리에 그대로 CXL D램인 'CMM-D'를 탑재해 용량을 간편하게 확장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5월 개발한 'CXL 2.0 D램'은 업계 최초로 메모리 풀링 기능도 지원한다.
메모리 풀링이란 서버 플랫폼에서 다수의 CXL 메모리를 묶어 풀(Pool)을 만든 다음 각각의 호스트가 필요한 메모리만큼 풀에서 나눠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CXL 메모리의 전 용량을 유휴공간 없이 사용할 수 있게 지원해 데이터 전송 병목현상이 줄어든다.
데이터센터의 경우 이를 통해 효율적인 메모리 사용이 가능하고 서버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으며 총 소유 비용(TCO)도 절감된다.
지난 3월엔 글로벌 반도체 학회 '멤콘 2024'에서 CMM-D, D램과 낸드를 함께 사용하는 CMM-H(Hybrid), 메모리 풀링 솔루션 CMM-B(BoX) 등 다양한 CXL 기반의 솔루션을 공개했다.
올 2분기엔 CXL 2.0을 지원하는 256GB CMM-D 제품을 출시하고 주요 고객사들과 검증을 진행 중이다. 최근엔 업계 최초로 리눅스 업체 레드햇으로부터 인증받은 CXL 인프라를 보유하게 됐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내 '삼성 메모리 리서치센터(SMRC)에 CXL 인프라를 구축하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CXL 관련 제품과 소프트웨어 개발·성능평가·검증 과정을 자체 인프라를 활용해 인증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외부 기관에 맡겨 인증을 거칠 필요가 없어 경쟁사보다 빠르게 제품을 상용화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게 된 셈이다.
삼성전자는 CXL 시장이 2027~2028년에 이르면 본격 성장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최 상무는 "고객사들이나 시장조사 업체와도 논의했는데 공통적으로 2028년 정도 되면 (시장이) 확 뜨는 시기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CMM-D 고객사·파트너사는 아시아 지역에만 30곳이 넘고 미주에선 10여곳, 유럽에선 5곳 이상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올해 256GB CMM-D 양산을 시작했다. 2026년엔 CXL 3.1 기반의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최 상무는 "새로운 언어를 최적화해서 사용하려면 시간이 걸리는 것처럼 많은 연습과 적합한 응용들을 찾아가고 있다"며 "제한된 설비 투자(CAPEX)가 일단 급한 가속기 쪽에 아직 몰려 있지만 작년에 출시된 CPU부터 CXL을 지원하고 새로 출시되는 CPU는 최신 버전들이 지원되는 데다 많은 업체들이 평가 중에 있다"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HBM 늦었지만…CXL 선두 달리는 삼성
삼성전자는 18일 CXL 기자설명회를 열고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CXL 기술의 핵심은 '빠르게 연결해 연산'하는 것이다.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스토리지 등의 장치를 효율적으로 연결해 더 빠른 연산 처리를 뒷받침하는 차세대 인터페이스다. 여러 장치별로 사용되는 언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해 데이터가 곧장 이동할 수 있도록 길을 터 속도를 올리는 원리다.
AI 반도체에 탑재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는 D램을 건물처럼 수직으로 쌓아 메모리 간 이동 통로를 넓히는 방식으로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CXL은 HBM과는 또 다른 영역의 차세대 기술인 셈이다.
최장석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신사업기획팀장(상무)은 "HBM은 여러 데이터들이 고속도로를 통해 빠르게 돌아다닐 수 있도록 길을 만드는 것이고 CXL은 여러 도로를 연결하는 것"이라며 "도로를 확장시키고 용량을 더 늘릴 수 있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CXL은 인공지능(AI) 수요가 증가하면서 주목받게 됐다. AI 쓰임새가 늘어나고 기술이 발달하면서 학습·추론 데이터 처리량이 폭증했다. 그러나 기존 서버에서 사용하던 D램은 한정된 범위에서만 용량을 확장할 수 있다는 한계를 지녔다.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대규모 용량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CXL에 기반한 D램 제품은 고속 인터페이스를 사용하고 용량 확장이 쉬워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으로 떠올랐다. CXL D램 솔루션은 기존 D램과 공존하면서 시스템 내 대역폭과 용량을 확장할 수 있다. 데이터 처리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도 소화할 수 있어 차세대 컴퓨팅 시장에서 고성장이 예상된다.
그동안 데이터센터나 서버 용량을 확장하려면 서버를 추가 증설해야 했다. 그런데 CXL을 활용하면 기존 서버에서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를 꽂던 자리에 그대로 CXL D램인 'CMM-D'를 탑재해 용량을 간편하게 확장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5월 개발한 'CXL 2.0 D램'은 업계 최초로 메모리 풀링 기능도 지원한다.
메모리 풀링이란 서버 플랫폼에서 다수의 CXL 메모리를 묶어 풀(Pool)을 만든 다음 각각의 호스트가 필요한 메모리만큼 풀에서 나눠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CXL 메모리의 전 용량을 유휴공간 없이 사용할 수 있게 지원해 데이터 전송 병목현상이 줄어든다.
데이터센터의 경우 이를 통해 효율적인 메모리 사용이 가능하고 서버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으며 총 소유 비용(TCO)도 절감된다.
'CXL 인프라' 확보…제품 상용화 경쟁력↑
삼성전자는 HBM 시장에서의 아쉬움을 CXL 시장에서 만회하려 속도를 내고 있다. 2021년 5월 업계 최초로 CXL 기반 D램 제품을 개발했다. 업계 최고 용량인 512GB CMM-를 개발한 데 이어 업계 최초로 CMM-D 2.0 개발에도 성공했다.지난 3월엔 글로벌 반도체 학회 '멤콘 2024'에서 CMM-D, D램과 낸드를 함께 사용하는 CMM-H(Hybrid), 메모리 풀링 솔루션 CMM-B(BoX) 등 다양한 CXL 기반의 솔루션을 공개했다.
올 2분기엔 CXL 2.0을 지원하는 256GB CMM-D 제품을 출시하고 주요 고객사들과 검증을 진행 중이다. 최근엔 업계 최초로 리눅스 업체 레드햇으로부터 인증받은 CXL 인프라를 보유하게 됐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내 '삼성 메모리 리서치센터(SMRC)에 CXL 인프라를 구축하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CXL 관련 제품과 소프트웨어 개발·성능평가·검증 과정을 자체 인프라를 활용해 인증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외부 기관에 맡겨 인증을 거칠 필요가 없어 경쟁사보다 빠르게 제품을 상용화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게 된 셈이다.
"2028년 시장 본격화"…글로벌 협력 강화
사업 추진 기반도 탄탄하게 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CXL 컨소시엄'을 결성한 이사회 회원사 15곳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CXL 컨소시엄은 CXL 표준화와 인터페이스 진화 방향 등을 논의하는 협회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업체 중에선 유일하게 이사회 구성원으로 선정됐다. 여기서 CXL 고도화·표준화를 위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설명이다.삼성전자는 CXL 시장이 2027~2028년에 이르면 본격 성장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최 상무는 "고객사들이나 시장조사 업체와도 논의했는데 공통적으로 2028년 정도 되면 (시장이) 확 뜨는 시기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CMM-D 고객사·파트너사는 아시아 지역에만 30곳이 넘고 미주에선 10여곳, 유럽에선 5곳 이상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올해 256GB CMM-D 양산을 시작했다. 2026년엔 CXL 3.1 기반의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최 상무는 "새로운 언어를 최적화해서 사용하려면 시간이 걸리는 것처럼 많은 연습과 적합한 응용들을 찾아가고 있다"며 "제한된 설비 투자(CAPEX)가 일단 급한 가속기 쪽에 아직 몰려 있지만 작년에 출시된 CPU부터 CXL을 지원하고 새로 출시되는 CPU는 최신 버전들이 지원되는 데다 많은 업체들이 평가 중에 있다"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