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사흘간 국군수도병원에 빈소…서울현충원에 안장 예정
이예람 중사 3년여만에 장례…"한뜻으로 울어준 마음 변치 않길"
비가 사납게 내리는 18일 오전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공군 성추행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의 빈소가 마련됐다.

그가 사망한 지 3년 2개월 만이다.

이 중사의 유가족은 그동안 그의 사망에 책임이 있는 관련자들이 합당한 처벌을 받기 전까지는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유가족 건강 문제와 공군의 협조적 태도 등으로 생각을 바꿨다.

공군은 고 이예람 중사의 장례를 이날부터 20일까지 이 중사가 마지막으로 복무했던 제15특수임무비행단 작전지원전대의 전대장장(葬)으로 진행한다.

이 중사는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이 중사의 장례 소식을 들은 지인들은 폭우를 뚫고 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기 위해 빈소를 찾았다.

하루 휴가를 냈다는 공군 부사관 두 명이 첫 조문객으로 빈소를 방문했다.

이들은 이 중사에게 국화꽃을 헌화한 후 유가족을 끌어안으며 눈물을 터뜨렸다.

이 중사의 아버지 이주완 씨는 "(이들이) 예람이를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했다"며 "웃는, 예쁜 모습을 기억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전했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도 빈소를 찾았다.

이 중사의 영정에 경례를 올리고 헌화한 이 총장은 이주완 씨의 손을 꼭 잡고 위로했다.

빈소에서 나온 이 총장은 취재진에게 "이예람 중사의 명복을 빌고, 천국에서 영면하기를 바란다"며 "공군이 (이 중사 사건 이후) 변해왔고, 앞으로도 건강해지고 성장하는 공군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예람 중사 3년여만에 장례…"한뜻으로 울어준 마음 변치 않길"
이 중사는 공군 제20전투비행단에서 근무하던 2021년 3월 선임인 장 모 중사에게 성추행당했고 이를 부대에 신고한 뒤 15비행단으로 전출 갔다.

하지만 장 중사와 다른 상관들로부터 회유와 압박 등 2차 가해에 시달리다가 사건 발생 2개월여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사건과 관련해 군 당국의 수사가 부실했다는 비판이 일자 특검팀이 출범했고, 장 중사와 부실수사 의혹을 받는 전익수 전 공군 법무실장 등 8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장 중사는 강제추행치상 등 혐의로 2022년 9월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올해 2월에는 동료들에게 거짓으로 고소당한 것처럼 허위 사실을 말해 이 중사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징역 1년이 추가로 확정됐다.

전익수 전 실장 등 6명은 2심 재판을 받고 있으며, 이 중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전 전 실장 녹취를 조작한 김모 변호사는 지난해 9월 징역 2년이 확정됐다.

이주완 씨는 "예람이가 사망한 후 3년 넘게 수염을 기르고 있다"며 "재판도 남았고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많아 이것들이 해결될 때까지는 수염을 계속 기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께서 한마음 한뜻으로 분노하고 울어주셨던 그 마음 변치 않고 기억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공군교육사령부에도 예람이 추모비를 세우는 등 (이 사건을) 영원히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을 군에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