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을 효율적으로 구현하는 데 필요한 ‘지식 그래프’ 기술을 보유한 영국 스타트업을 인수한다. 지식 그래프는 데이터를 상호 연결해 그래프 형태로 보여주는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모바일을 비롯한 TV, 가전 등 제품에서 맞춤형 AI 기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AI 핵심 기술 보유한 英 스타트업 품는다
삼성전자는 18일 “영국 스타트업 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인수 규모는 수백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는 2017년 옥스퍼드대 교수 3인방이 공동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데이터를 사람의 지식 기억 및 회상 방식과 비슷하게 저장·처리하는 지식 그래프의 원천 기술을 개발했고 상용화에도 성공했다.

지식 그래프는 개인화된 AI 구현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데이터를 통합하고 연결해 사용자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빠른 정보 검색과 추론을 지원하는 데 활용할 수 있어서다.

방대한 데이터를 지식 그래프로 변환하고 활용하는 과정에서 복잡한 연산이 수반되기 때문에 개발 난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와 2018년부터 모바일 등의 사업에서 다양한 협업을 하며 기술 경쟁력을 검증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로 지식 그래프의 핵심 기술을 확보하는 동시에 AI 기술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지식 그래프 기술을 활용해 모바일, TV, 가전 등 다양한 제품에서 맞춤형 AI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온디바이스 AI(인터넷 연결 없이 기기에서 구현되는 AI)와 결합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민감한 개인 정보가 기기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보안 기능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전경훈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겸 삼성리서치장(사장)은 “삼성전자가 데이터 지식화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한층 더 높이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는 삼성전자 인수 후에도 독립 경영을 이어간다. 피터 크로커 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 최고경영자(CEO)가 계속 회사를 이끌 예정이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