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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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어보면 자녀들 계좌 수익률이 가장 높아요."

주부 이모 씨는 5세·2세 자녀 둘을 위해 지난달 테슬라·엔비디아 등 해외 주식을 수백만원어치를 샀다. 현재 테슬라의 수익률이 46%로 가장 높다고 한다. 그는 "국내 주식 손실 난거 빼서 해외 주식 사니 금방 플러스(+)됐다"며 "조금 더 일찍 해외주식을 사줄 걸 그랬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주식투자 수익률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10대 미만 영유아 투자자로 나타났다. 직접 투자하기보다 부모가 대신 계좌를 개설하고 주식을 사준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익률 꼴찌는 60대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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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이 18일 KB증권에 의뢰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익률 1위는 10대 미만 영유아 투자자였다. 이들은 모든 연령대를 통틀어 수익률이 2.77%로 가장 높았다. 수익률 2위는 10대(1.25%), 3위는 20대(0.61%), 4위는 30대(0.33%) 순이었다. 나이가 어릴수록 성적이 더 좋았다. 수익률이 제일 낮은 연령은 60대(-0.94%)로 집계됐다.

수익률 희비를 가른 것은 주식의 국적이다. 1, 2위를 기록한 영유아와 10대 청소년들은 공통적으로 미국 '테슬라'가 순매수 1위 종목이었다. 테슬라는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외 주식으로 꼽힌다. 매출 비중이 낮은 에너지저장장치(ESS) 부문 성장세가 부각되면서 올해 주가가 뛰었다. 지난 4월 138달러 저점 대비 현재 80% 상승했다. 영유아 순매수 2위 종목은 엔비디아다. 인공지능(AI) 산업 호황세가 지속될 것이란 기대감에 올해 145%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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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 비중이 높았다. 60대는 해외 주식 열풍으로 엔비디아가 순매수 1위에 올랐으나 엔켐(2위)과 삼성SDI(3위) 등 국내 주식 비중이 10대보다 높았다. 60대 다음으로 수익률이 낮은 50대(-0.78%)도 올 상반기 네이버(1위), 엔비디아(2위), POSCO홀딩스(3위) 순으로 사들였다. 2차 전지 관련 종목이 수익률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삼성SDI와 POSCO홀딩스는 전방 산업인 전기차 업황 둔화로 20% 넘게 떨어졌다. 엔켐의 경우 올 초 8만원에서 지난 4월 39만원대까지 폭등했으나 현재 고점 대비 50% 폭락했다. 노년층의 경우 단기간 수익을 내기 위해 주가 등락폭이 큰 종목을 매수하면서 수익률이 고꾸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자녀들을 위한 종목은 해외 우량주를 사서 묻어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안정적인 종목을 고르다보니 해외 종목을 많이 선택한다"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