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일렉트론 -8.7%, TSMC -2.43%, SK하이닉스 -3.63%
달러인덱스, 약 4개월 만의 최저 수준
미국발 악재에 아시아 반도체株 연이틀 '우수수'
미국에서 반도체 업계에 악재가 될만한 소식이 연이어 나오면서 18일(현지시간) 아시아 증시에서 주요 반도체 관련 종목의 주가가 이틀 연속 급락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증시에서 반도체 기업 도쿄일렉트론 주가는 전날 7.46%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8.75% 떨어졌다.

도쿄일렉트론 주가는 이날 장 초반 11%가량 떨어지기도 했다.

대만 증시에서 TSMC 주가도 전날(-2.37%)에 이어 이날 2.43%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전날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도쿄일렉트론과 ASML 등 동맹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에 첨단 반도체 기술 접근을 계속 허용할 경우 무역 제한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블룸버그 보도가 나오면서 도쿄일렉트론 주가를 끌어내렸다.

TSMC 주가 하락에는 미 공화당 유력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 인터뷰가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만이 미국에 방위비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대만이 미 반도체 사업의 100%를 가져갔다고 비판했다.

이는 대만에 대한 미국의 안보 공약에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지정학적 긴장감을 높이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주가 고공행진을 이어왔던 반도체 관련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냉각되면서, 17일 미 뉴욕증시에서도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6.8% 급락했다.

개별 종목 별로는 엔비디아(-6.62%)를 비롯해 ASML(-12.74%)·AMD(-10.21%)·Arm(-9.55%)·TSMC(-7.98%)·마이크론(-6.27%) 등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들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러한 여파 속에 한국 증시에서도 AI 붐 수혜주 주가들이 줄줄이 내렸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전날 5.36%에 이어 이날 3.63% 하락 마감했고, 한미반도체 주가는 전날 5.18%에 이어 이날 3.70% 내렸다.

다만 삼성전자는 오후 들어 반등에 성공하며 0.23% 상승 마감했다.

증시 시가총액에서 비중이 큰 반도체 관련주들이 약세를 보이면서 전체 지수를 끌어내렸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2.36% 떨어진 것을 비롯해 한국 코스피(-0.67%)와 대만 자취안 지수(-1.56%) 등이 하락했다.

다만 경제 방향을 제시하는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가 진행 중인 중국에서는 이날 증시가 상승세다.

한국시간 오후 3시 52분 기준 상하이종합지수(+0.45%)와 선전종합지수(+0.28%),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0.55%) 모두 올랐다.

홍콩 항셍지수와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도 각각 0.65%, 0.69% 오른 상태다.

롬바드오디에의 존 우즈는 "당장 기술주 거래를 멈추지는 않겠지만 밸류에이션(평가가치)에 대한 우려가 다소 있다"면서 "기술주 외에도 투자 기회가 있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TSMC는 이날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통해 2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2천478억 대만달러(약 10조5천억원)를 기록, 시장 전망치 2천350억 대만달러를 웃돌았다고 발표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달러가 너무 강하다며 엔화 약세를 비판하고 고노 다로 일본디지털상이 "엔화는 너무 저렴하다"고 말한 가운데, 달러화 가치는 약세다.

유로화·엔화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3.784로 약 4개월 만의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고, 엔/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07엔 하락한 156.13엔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