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찬반 갈등 첨예·제출과정상 문제" vs 국힘 "예산 수반 없고 이름 단순 개정"
'가고파' 포함 마산국화축제 명칭 변경안, 의회상임위 상정 불발
경남 창원시의회 여야가 '가고파'가 포함되는 마산국화축제 명칭 변경 조례안을 두고 입장이 맞서는 가운데 18일 이 조례안을 심의할 소관 상임위원회에서는 해당 안건 상정부터 불발됐다.

창원시의회 문화환경도시위원회는 이날 마산국화축제 명칭을 마산가고파국화축제로 변경하기 위한 '창원시 축제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심의할 예정이었다.

이 조례 개정안은 해당 상임위원회가 오전에 다른 안건 심의를 마치고 정회한 뒤 오후에 회의를 속개해 다룰 예정이었지만, 회의가 속개되지 않으면서 안건 상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회의 속개는 상임위원장의 권한인데, 상임위원장을 맡은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조례 개정안을 두고 찬반 갈등이 첨예한데다 제출과정의 절차상 문제 등을 들어 속개할 수 없고 안건을 미상정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문화환경도시위 여야 위원들은 오후 2시부터 상임위원회 회의장이 아닌 별도 사무실에서 간담회를 진행했지만, 양측 입장은 평행선을 달렸다.

민주당은 해당 조례 개정안이 이달 초에 제안됐는데, 이는 지난해 10월 의회운영위원회와 의장단 간담회에서 협의된 내용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협의에는 조례 처리를 위해 45일 정도의 시일을 두자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국민의힘은 예산이 수반되지 않거나 이름 등 단순 개정이 필요한 경우, 상위법에 저촉되지 않는 경우는 예외로 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며 민주당 주장을 반박했다.

문화환경도시위 의석이 국민의힘 6명, 민주당 5명이고 시의회 전체 의석(45명)이 국민의힘 27명, 민주당 18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안건이 일단 상정돼 표 대결로 넘어가면 상임위와 본회의 모두 국민의힘 뜻대로 축제 명칭 변경안이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문화환경도시위 위원장이 속개를 끝내 선언하지 않아 이날 자정까지 회의가 재개되지 않으면 회의는 자동 산회된다.

이번 회기가 오는 22일까지인 점을 고려하면 19일 중 국민의힘 주도로 상임위가 한 번 더 소집될 수도 있다.

제2부시장을 포함한 시청 공무원 6명, 시의원 2명, 외부 위원 5명 등 총 13명으로 구성된 창원시 축제위원회는 지난달 말 마산국화축제 명칭을 올해부터 '마산가고파국화축제'로 바꾸기로 한다는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축제위원회의 이같은 결정이 알려지자 지역 민주화 단체 등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역시 마산국화축제 명칭 변경 추진과정에서 시가 숙의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며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가고파는 마산 출신 문인 노산 이은상(1903∼1982)이 마산을 노래한 가곡이다.

이은상은 과거 친독재 행적으로 비판받으며 지역사회에서 그 명칭 사용을 두고 줄곧 논란이 일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