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나이로비 도심서 시위 금지…"범죄조직 악용 우려"
아프리카 케냐에서 반정부 시위가 재개되자 경찰이 수도 나이로비 중심부에서 시위 금지 명령을 내렸다.

더글러스 칸자 경찰청장 대행은 18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범죄조직이 시위를 약탈에 이용할 계획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공공 안정을 위해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나이로비 중심업무지구(CBD)와 그 주변의 시위를 불허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중이 몰린 곳에서 경계를 유지할 것을 모든 시민에게 당부한다"며 "경찰의 치안 유지 업무에 협조해 달라"고 덧붙였다.

전날 케냐 수도 나이로비와 몸바사 등 최소 6개 도시에서는 Z세대(1990년대 중후반∼2000년대 초반생)가 '분노와 용기'로 명명한 반정부 시위가 재개됐다.

지난달 26일 윌리엄 루토 대통령의 증세 철회 이후 최대 규모로 벌어진 시위에서 시위대는 '루토는물러나야한다'(#RutoMustGo)는 해시태그와 구호를 사용하며 정권 퇴진을 요구했다.

나이로비 남부 외곽 키텡겔라 지역에서는 경찰의 발포로 시위대 1명이 사망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하기도 했으나 경찰이나 시민단체에 의해 확인되지는 않았다.

케냐에서는 지난달 증세 법안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경찰이 강경 진압하는 과정에서 사상자가 속출했다.

케냐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증세 반대 시위가 시작된 이래 같은 달 25∼26일까지 전역에서 이어진 시위와 진압 과정에서 최소 39명이 숨지고 32명이 납치되거나 실종됐다.

루토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거부권 행사로 증세 법안을 철회한 데 이어 지난 11일 2명을 제외한 내각 전원을 해임하고 이튿날엔 경찰청장도 경질했으나 증세 반대에서 정권 퇴진으로 번진 젊은 층의 목소리는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