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확행'(小確幸) 이라는 말이 있다.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먹고, 반듯하게 접은 속옷을 서랍 가득 채우며, 고양이가 이불 속에 부스럭대며 들어오는 순간 느끼는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
우리는 거창하고 그럴듯한 행복을 찾아다니지만, 사실은 이처럼 작고 확실한 행복이 더 소중할지도 모른다.

[웹툰 픽!] 한국인이 일본서 건진 소확행…'아오링 도쿄'
웹툰 '아오링 도쿄'는 바로 놓치기 쉬운 '소확행'의 순간들을 잘 포착해 담아낸 링 작가의 일상툰이다.

작가는 29살에 일본으로 건너가 10년 넘게 살고 있는 한국인이다.

일본에서 만난 부산 출신 남편과 함께 도쿄에서 한식당을 운영했고,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도 하다.

타지에서 외국인으로 사는 일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링 작가는 한적한 공원, 오래된 카페에서 맛본 폭신한 토스트, 식당 직원들과 함께 마시는 술 한 잔에서 즐거움을 찾는다.

10년이 넘어도 익숙해지지 않는 타향살이지만, 작가는 나쁘게만 보지 않는다.

그저 우리와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일본의 모습을 세세하게 묘사한다.

커피와 생선구이를 함께 파는 오래된 카페, 토시를 낀 채 자전거를 타고 내달리는 일본의 엄마들, 숟가락을 달라고 하면 외국인이라고 타박하는 우동 가게 등 잘 알지 못했던 일본만의 풍경이 웹툰 속에서 펼쳐진다.

'아오링 도쿄'는 2022년 시즌1을 시작해 올해 5월 시즌3까지 마무리했다.

짧은 2년의 기간 동안 작가로서의 성장이 눈에 띈다.

초반에는 일본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며 만난 손님들을 모아 그린 가벼운 에피소드 위주였지만, 점점 사소한 일상의 순간을 모아 하나의 주제를 표현해내는 에세이 형식에 가까워졌다.

특히 시즌2부터는 실연과 친구의 죽음 등 작가가 겪었던 상처를 용감하게 드러내고 스스로를 도닥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웹툰을 그리고서부터 '혐한' 발언을 들어도 상처받지 않고, 낡은 맨션에 사는 것도 부끄럽지 않게 됐다는 작가의 말이 진솔하게 다가온다.

총 100화에 걸친 일상 이야기를 다 보고 나면 작가가 1년 넘게 미루고 미루다가 끓여 먹게 됐다는 보리차 에피소드가 떠오른다.

별것 아니지만 고소하고 건강해지는 느낌을 주는 보리차처럼 '아오링 도쿄'도 특출난 이야기는 아니지만 참 맛있고 건강하다.

이 웹툰은 카카오웹툰과 카카오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