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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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뒷걸음질 치고 있다. 증권가에선 9월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며 재료가 소멸했다고 분석했다. 또 미국 대선 관련 불확실성 때문에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점도 증시 부진의 원인으로 꼽혔다. 향후 미국 빅테크들의 실적 발표와 가이던스(목표)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9일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변 연구원은 "이달 중순부터 증시 급락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확실한 매수 주체였던 외국인이 뚜렷한 매도 우위를 보인 영향"이라며 "외국인은 미국 6월 물가 지표가 발표된 다음 날인 지난 12일부터 매도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9월 금리 인하가 확실시되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며 "그간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유입됐던 자금의 유출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외국인은 지난 12일부터 전날까지 5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299억원을 순매도했다.

미국 대선도 외국인의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변 연구원은 "미국의 두 대통령 후보는 대선 전까지 미국 중심주의를 내세우기 위한 강경 기조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과거에도 대선 전 증시가 관망 심리에 따라 조정 흐름을 보인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며 금융시장의 질서 정연한 가격 발견 기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며 "한국의 경우 2018년 미-중 무역분쟁으로 수출 악화와 지수 하락을 경험했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더욱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중 반도체 규제 강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만 방위비 청구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강한 발언을 내놓고 있다. 발언의 여파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급락하는 등 반도체주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고, 지수가 조정받았다.

조 연구원은 코스피의 60일 이동평균선에도 주목했다. 그는 "지난주 코스피의 60일 이동평균선 기준 이격도는 106%를 웃돌았지만, 현재는 소폭 낮아졌다"며 "이격도가 정점을 찍고 내려오면 100% 수준을 밑도는 경우가 많았던 만큼 코스피는 60일 이동평균선 수준인 2750 부근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이며 이후 저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아울러 조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에서 투자 기회를 찾았다. 코스피에 비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그는 "코스피, 코스닥 지수의 상승률 차이는 11%포인트까지 커진 상황"이라며 "2011년 이후 양 지수의 상승률 차이가 최대 11%포인트였던 것을 감안하면 하반기 코스닥이 더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향후 미국 빅테크의 실적 발표와 가이던스가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조 연구원은 "미국 빅테크의 실적 발표가 지수 반등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면서도 "미국 경기가 점차 둔화하고 있어 가이던스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