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여행 갈래"…다이아에 돈 쓰던 中 부자 돌변하자 결국
영국 원자재 회사 앵글로아메리칸이 다이아몬드 채굴을 추가로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인 여파로 다이아몬드 시장이 장기적인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서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앵글로아메리칸은 자사 다이아몬드 사업부인 드비어스가 생산량을 추가로 줄일 것이라고 알렸다. 드비어스는 이미 올해 생산량을 10%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고, 2분기 생산량은 전년 대비 15% 감소한 640만캐럿에 그쳤다.

그런데도 시장이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추가적인 조치를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국내외 관광이 중단되며 사치품 가격이 급등했고 다이아몬드 수요 역시 급증했다. 국제다이아몬드거래소(IDEX)에 따르면 다이아몬드 가격 지수는 2022년 3월 사상 최고치인 158.69(2001년=100)를 기록했다.

하지만 엔데믹으로 소비자들은 여행에 돈을 쓰기 시작했고, 인공 다이아몬드 시장이 성장하면서 다이아몬드 가격은 하락했다. ‘큰 손’ 중국 소비자들이 경기 침체로 인해 소비를 줄이는 등 수요가 떨어지며 다이아몬드 가격지수는 최근 101.26까지 내려앉았다.
최근 3년 다이아몬드지수 추이(자료=IDEX)
최근 3년 다이아몬드지수 추이(자료=IDEX)
던컨 완블래드 앵글로아메리칸 최고경영자(CEO)는 “다이아몬드 시장에 재고가 너무 많고 시장 회복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금을 확보하고 자금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생산을 추가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앵글로아메리칸은 올초 백금, 다이아몬드 등 수요가 줄어드는 원자재 관련 사업 규모를 축소하고 구리 등 미래 성장산업을 중심으로 회사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철광석 생산에 사용되는 연료용 석탄 자산을 매각하고 니켈 관련 사업도 중단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이 작업을 18개월 이내에 마친다는 계획이다. 완블래드 CEO는 “우리는 자산 매각을 포함한 작업을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내년 말까지 사업부 재편을 마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