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튜브 '방콕포스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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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82세 할머니가 전기설비를 고치다 감전된 60대 수리공을 극적으로 구조한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할머니가 감전사고 대처 요령을 알게 된 경로는 다름 아닌 유튜브 영상이었다. 이에 감전 시 대처법을 숙지해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장마철에는 누전 등 관련 전기 사고가 더욱 쉽게 발생할 수 있어서다.

17일(현지시간) 방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8일 태국 동부 촌부리주의 한 가정집에서 60대 전기 수리공이 전기설비를 고치다 감전됐다. 공개된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간 수리공이 설비를 만지다가, 돌연 몸을 떨며 경련을 일으키더니 의식을 잃었다.
/사진=유튜브 '방콕포스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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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습을 포착한 할머니가 곧장 수리공에게 달려가 발목에 밧줄을 감은 후 잡아당겼다. 이어 수리공을 바닥으로 눕히고, 즉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할머니의 침착한 대처 덕에 수리공은 1분 뒤 극적으로 의식을 되찾았다. 만일 할머니가 감전당한 전기 수리공을 직접 손으로 잡아당겼다면 함께 감전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 할머니는 사전에 유튜브를 통해 감전사고 대처법을 알고 있던 터라 안전하게 수리공을 구조했다.

전기 수리공은 출동한 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전기 수리공은 실수로 전류가 통하고 있던 금속 물받이 통을 만졌다가 감전당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감전사고는 주로 공장 등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나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는 장마철에는 일반 가정에서도 방심할 수 없다. 냉방용품으로 전기 사용량 자체가 많은 데다, 전선 피복에 습기가 침투하는 등 누전 사고도 잦기 때문이다.

지난 1월 공개된 행정안전부 '2022 재난연감'의 월별 감전사고 발생 현황 통계에 따르면 연중 감전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달은 7월이 51건으로 가장 많았고, 8월이 49건으로 뒤를 이었다. 사고가 가장 적게 발생한 2월(12건)에 비하면 7월 발생량은 2월의 4.25배에 이른다.

가정용 전압이라고 해도 전류가 심장 주위를 통과하면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신체는 전기 신호로 움직이기에 외부 전류가 혈관과 신경에 영향을 미치면 기존의 신호 체계가 망가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은 부정맥, 좌심실부전, 심근경색 등이 대표적이다. 고전압에 노출됐다면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

피해를 막으려면 최대한 빨리 전기가 흐르는 물질에서 멀어진 후, 응급조치를 해야 한다. 고전압에 노출된 경우에는 주변 사람의 대처가 중요하다. 대부분 즉시 의식을 잃기 때문이다.

감전된 사람을 발견했다면 전기를 차단한 후 절연체부터 찾아야 한다. 섣불리 만지면 구조자도 감전된다. 마른 막대기, 마른 수건, 고무장갑 등 절연체를 이용해 감전자를 전원으로부터 분리해야 한다. 감전자가 전원으로부터 멀어졌다면 119에 신고한 후, 의식이 있는지 확인한다. 의식이 없다면 심정지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구급대원이 올 때까지 심폐소생술을 지속해야 한다.

감전사고 위험이 높은 장마철에는 평소 습기나 물기가 많은 곳에 전자기기를 두지 말고, 우려스러운 제품은 접지 공사가 돼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접지란 전기기기의 전류가 외부로 빠져나갈 수 있게 하는 조치로, 이상 전류가 발생해도 기기와 인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집에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면, 분전함 내 차단기를 즉시 내리는 것도 중요하다.

감전 우려 때문만은 아니어도 장마철 실내 습도 관리는 중요하다. 신체 건강에 있어 적정 습도는 40~60%인데, 장마철 평균 습도는 79%에 달한다. 이는 땀 증발을 방해해 체온 조절을 어렵게 하고 곰팡이의 증식을 도와 기관지염 등 각종 알레르기성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황혜림 대동병원 종합건강검진센터 과장(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장마철 습도 관리에 중요성과 관련해 "높은 습도는 불쾌 지수를 올려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영향을 준다"며 "저녁 시간대 자연환기를 하거나 냉방 용품 등을 활용해 일상생활 속 습도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체의 이상 반응이 있고, 장기간 회복되지 않는다면 의료기관에 내원해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