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전역만 기다렸는데"…'설상가상' 하이브 개미들 '비명' [진영기의 찐개미 찐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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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어 사태'·표절 의혹에 하이브 투자심리 위축
2분기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 아티스트 활동 본격화하며 실적 개선될 것"
"내년 BTS 완전체 활동 기대"…내년 6월엔 모든 멤버 전역
2분기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 아티스트 활동 본격화하며 실적 개선될 것"
"내년 BTS 완전체 활동 기대"…내년 6월엔 모든 멤버 전역
하이브가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진(본명 김석진)이 전역하며 활동을 시작했지만, '어도어 사태', '버블검 표절 논란'에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게임 자회사 하이브IM도 아직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태다. 증권가에선 BTS 완전체 활동이 가능한 내년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브는 지난 19일 장중 17만8700원까지 밀리며 52주 최저가를 새로 썼다. 작년 8월 8일 기록한 52주 최고가 29만500원에 비해 40%가량 낮은 수치다.
이날 주가는 전날보다 1.35% 하락한 18만2500원에 장을 마쳤다. 연초 10조원에 육박하던 시가총액도 7조60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이달 들어 하이브는 2거래일만 상승세를 보이는 등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큰 손'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하락세를 주도하는 모습이다. 이달 외국인은 하이브 주식 54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도 497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개인은 1038억원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내고 있다. 1~2월 약세를 보였던 하이브는 3월부터 실적 기대감 덕에 반등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도어 사태' 후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4월 22일 하이브가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 경영진에 대한 감사를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당시 하이브는 하루 만에 7.81% 급락했고, 시총 7500억원이 증발했다.
어도어 사태는 현재진행형이다. 민 대표는 5월 말 어도어 주주총회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방시혁 의장을 향해 화해를 제안했다. 하지만 방 의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빌리프랩, 쏘스뮤직 등 다른 하이브 산하 레이블이 민 대표에게 소송을 제기하며 분쟁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빌리프랩과 쏘스뮤직은 민 대표가 르세라핌, 아일릿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해 소를 제기했다.
설상가상으로 뉴진스는 표절 의혹에도 휩싸였다. 영국 와이즈 뮤직 그룹은 지난달 17일 어도어와 하이브, 한국음원저작권협회 등에 '버블 검'이 밴드 샤카탁(Shakatak)의 '이지어 새드 댄 던'을 무단으로 사용해 저작권을 위반하고 있다는 입장을 담은 문서를 전달했다. 아울러 와이즈 뮤직 측은 버블 검 사용 중단을 요구했다.
버블 검은 지난 5월 발매한 더블 싱글 '하우 스윗'(How Sweet) 수록곡이다. 이 앨범은 100만장 이상 팔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어도어 측은 샤카 탁의 곡을 무단 사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표절을 입증할 리포트를 문제 제기 당사자가 보내야 하며, 샤카탁 측이 이에 대답해야 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브에 대해 "BTS 진 전역, 뉴진스 컴백으로 실적 기대감이 커진 상황에 예기치 않은 악재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 시점에서 (뉴진스의) 표절 여부를 논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논란이 앨범 구매 수요,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2분기 실적 전망은 어둡다. 금융정보업체 애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하이브의 영업이익은 746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8.35% 줄어든 수치다. 순이익도 33.05% 감소한 78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했다. 하이브IM이 퍼블리싱한 '별이되어라 2' 마케팅 비용, 2분기 데뷔한 캣츠아이 관련 비용이 발생한 영향이다. 하이브는 다음달 7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실적 부진, 어도어 이슈 영향으로 당분간 하이브 주가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진투자증권은 하이브 목표주가를 기존 31만원에서 29만원으로 낮췄다.
다만 하반기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주력 아티스트 활동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하이브 실적은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3분기는 투어 성수기이며 연내 BTS 전역 멤버들의 개별 활동도 계획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니버설뮤직(UMG) 소속 아티스트들의 위버스 입점이 예정된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내년을 생각하면 투자 매력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BTS 완전체 활동, 하이브 재팬·빅히트 뮤직의 신인 데뷔 등 내년엔 모멘텀(상승 동력)이 풍부하다는 이유에서다. BTS 멤버 제이홉은 올해 10월 전역한다. 뒤이어 내년 6월 RM 뷔 지민 정국이 전역하고, 슈가도 같은달 소집 해제할 예정이다.
이선화 연구원은 "엔하이픈, 르세라핌, 뉴진스, 튜어스, 아일릿 등 저연차 아티스트들이 빠르게 수익에 기여하고 있어 내년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이 기대된다"며 "적자 자회사들도 본격적인 사업을 펼칠 것으로 예상돼 성장 모멘텀이 유효하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브는 지난 19일 장중 17만8700원까지 밀리며 52주 최저가를 새로 썼다. 작년 8월 8일 기록한 52주 최고가 29만500원에 비해 40%가량 낮은 수치다.
이날 주가는 전날보다 1.35% 하락한 18만2500원에 장을 마쳤다. 연초 10조원에 육박하던 시가총액도 7조60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이달 들어 하이브는 2거래일만 상승세를 보이는 등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큰 손'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하락세를 주도하는 모습이다. 이달 외국인은 하이브 주식 54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도 497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개인은 1038억원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내고 있다. 1~2월 약세를 보였던 하이브는 3월부터 실적 기대감 덕에 반등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도어 사태' 후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4월 22일 하이브가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 경영진에 대한 감사를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당시 하이브는 하루 만에 7.81% 급락했고, 시총 7500억원이 증발했다.
어도어 사태는 현재진행형이다. 민 대표는 5월 말 어도어 주주총회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방시혁 의장을 향해 화해를 제안했다. 하지만 방 의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빌리프랩, 쏘스뮤직 등 다른 하이브 산하 레이블이 민 대표에게 소송을 제기하며 분쟁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빌리프랩과 쏘스뮤직은 민 대표가 르세라핌, 아일릿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해 소를 제기했다.
설상가상으로 뉴진스는 표절 의혹에도 휩싸였다. 영국 와이즈 뮤직 그룹은 지난달 17일 어도어와 하이브, 한국음원저작권협회 등에 '버블 검'이 밴드 샤카탁(Shakatak)의 '이지어 새드 댄 던'을 무단으로 사용해 저작권을 위반하고 있다는 입장을 담은 문서를 전달했다. 아울러 와이즈 뮤직 측은 버블 검 사용 중단을 요구했다.
버블 검은 지난 5월 발매한 더블 싱글 '하우 스윗'(How Sweet) 수록곡이다. 이 앨범은 100만장 이상 팔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어도어 측은 샤카 탁의 곡을 무단 사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표절을 입증할 리포트를 문제 제기 당사자가 보내야 하며, 샤카탁 측이 이에 대답해야 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브에 대해 "BTS 진 전역, 뉴진스 컴백으로 실적 기대감이 커진 상황에 예기치 않은 악재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 시점에서 (뉴진스의) 표절 여부를 논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논란이 앨범 구매 수요,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2분기 실적 전망은 어둡다. 금융정보업체 애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하이브의 영업이익은 746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8.35% 줄어든 수치다. 순이익도 33.05% 감소한 78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했다. 하이브IM이 퍼블리싱한 '별이되어라 2' 마케팅 비용, 2분기 데뷔한 캣츠아이 관련 비용이 발생한 영향이다. 하이브는 다음달 7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실적 부진, 어도어 이슈 영향으로 당분간 하이브 주가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진투자증권은 하이브 목표주가를 기존 31만원에서 29만원으로 낮췄다.
다만 하반기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주력 아티스트 활동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하이브 실적은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3분기는 투어 성수기이며 연내 BTS 전역 멤버들의 개별 활동도 계획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니버설뮤직(UMG) 소속 아티스트들의 위버스 입점이 예정된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내년을 생각하면 투자 매력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BTS 완전체 활동, 하이브 재팬·빅히트 뮤직의 신인 데뷔 등 내년엔 모멘텀(상승 동력)이 풍부하다는 이유에서다. BTS 멤버 제이홉은 올해 10월 전역한다. 뒤이어 내년 6월 RM 뷔 지민 정국이 전역하고, 슈가도 같은달 소집 해제할 예정이다.
이선화 연구원은 "엔하이픈, 르세라핌, 뉴진스, 튜어스, 아일릿 등 저연차 아티스트들이 빠르게 수익에 기여하고 있어 내년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이 기대된다"며 "적자 자회사들도 본격적인 사업을 펼칠 것으로 예상돼 성장 모멘텀이 유효하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