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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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당내 인사들이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데에 이어 바이든이 출마하지 않는 시나리오에 대비해 대선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부터 전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이후 델라웨어주 사저에서 요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고위 인사들이 주요 기부자들에게 "바이든이 사퇴할 경우 다음 단계를 적극적으로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WSJ는 민주당 고위 인사들 사이에서는 "바이든이 대선 후보 자리에서 사퇴하는 일은 시간 문제라는 말이 오간다"며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지인들과의 통화에서 바이든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당내 압박이 거세지자 사퇴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에서 물러나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찰스 가스파리노 폭스비즈니스 기자는 이날 자신의 X(옛 트위터)에서 "민주당과 가까운 월가 인사들은 내일 바이든이 출마 사퇴 선언을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고 말했다. 이에 백악관 관계자들은 "민주당 지도자들이 바이든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 위한 보도"라며 사퇴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바이든을 지지했던 민주당 지도부도 차례로 돌아서며 바이든은 사퇴 요구와 관련해 결단을 내릴 순간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이미 라스킨 민주당 하원 의원은 이날 바이든에게 대선 출마를 중단하라는 내용이 담긴 4쪽 짜리 편지를 건넸다고 밝혔다. 존 테스터 민주당 상원의원도 이날 바이든에 연임 도전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며 척 슈머 상원의원에 이어 두번째로 사퇴를 요구한 상원의원이 됐다. 이밖에도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도 바이든에게 사퇴 건의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최근 완패가 확실해지자 위기감에 사로잡힌 것으로 보인다. 블루로즈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은 모든 경합주에서 패배할 전망이다. 2020년 바이든이 완승했던 뉴햄프셔, 미네소타, 뉴멕시코, 버지니아, 메인에서도 도널드 트럼프에 뒤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민주당 강세 지역인 뉴저지에서도 바이든은 트럼프에 비해 2.9%로 근소한 우위를 점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