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19일 하반기 VCM(가치창조회의)에 앞서 진행한 ‘2024 롯데 인베스트먼트 쇼케이스’에서 신동빈 회장(왼쪽)이 고해상도 증강현실(AR)용 글라스 생산 스타트업 ‘레티널’의 기술 설명을 듣고 있다.  롯데 제공
롯데가 19일 하반기 VCM(가치창조회의)에 앞서 진행한 ‘2024 롯데 인베스트먼트 쇼케이스’에서 신동빈 회장(왼쪽)이 고해상도 증강현실(AR)용 글라스 생산 스타트업 ‘레티널’의 기술 설명을 듣고 있다. 롯데 제공
신동빈 롯데 회장이 19일 주요 경영진에 “강력한 실행력을 발휘해달라”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이날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하반기 VCM(가치창조회의·옛 사장단회의)에서 “미래를 위해 혁신하지 않는 기업은 결국 선도적인 지위를 잃어버리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회장은 특히 “우리에게는 과거 수많은 위기를 극복해온 역사와 열정이 있다”고 강조했다.

롯데의 주력사업인 유통, 화학 사업에서 선도적 지위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빠른 실행력으로 혁신과 체질 개선에 나서달라는 의미라는 게 롯데 측 설명이다. 신 회장은 또 혁신 수단으로 “인공지능(AI)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했다.

신 회장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전기차 배터리 소재, 전기차 충전 서비스 등 신성장 동력 사업 발굴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영 방침을 실행하려면 CEO(최고경영자의)의 리더십이 매우 중요하다”며 “CEO들은 회사 경영에 무한 책임을 지는 동시에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적인 자세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상치 못한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극복하면서 지속 성장하는 기업이 되도록 하는 게 경영자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롯데는 1월과 7월 두 차례 신 회장 주재로 주요 계열사 CEO가 참석하는 VCM을 연다. 이날 80여 명이 참여한 VCM엔 신 회장의 장남 신유열 미래성장실장(전무)도 함께했다. 신 회장 등 경영진은 VCM에 앞서 진행된 ‘2024 롯데 인베스트먼트 쇼케이스’에 참석해 16개 스타트업의 기술을 살펴보고 질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장엔 롯데칠성음료 사내 벤처에서 출발한 사물인터넷(IoT) 기반 무인스토어 스타트업 워커스하이,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물류창고 자동화사업을 진행 중인 클로봇, 고해상도 저중량 증강현실(AR) 글라스업체 레티널 등이 부스를 열고 신기술을 선보였다.

스타트업의 혁신 DNA를 경영진이 함께 경험하고 새로운 사업과 투자를 모색하라는 신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 외부 강연 주제도 ‘스타트업의 위기 극복 및 재도약 사례’였다.

롯데가 펼치고 있는 사업에 AI를 어떻게 적용할지도 이번 VCM의 화두였다. 롯데이노베이트(옛 롯데정보통신) 주도로 실행화 방안이 제시됐다. AI는 최근 롯데가 전사적으로 사업 적용을 추진 중인 기술 분야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이달 말 자율주행 보안 로봇 ‘두루아이’를 내놓는다.

안재광/라현진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