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폐업한 소상공인과 소기업에 지급된 노란우산공제금이 약 76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고금리, 고물가로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한계 상황에 몰린 자영업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폐업으로 인해 소상공인과 소기업에 지급된 노란우산공제금은 758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6669억원)보다 13.7% 증가했다. 소상공인에게 지급된 공제금이 7315억원으로 전체의 96.4%를 차지했다. 소기업 공제금은 272억원(3.6%)에 그쳤다.

노란우산은 중소기업중앙회가 소상공인과 소기업 근로자의 생활 안정과 노후 보장을 위해 운영하는 ‘퇴직금’ 성격의 공적 공제 제도다. 월 최대 100만원의 부금을 꾸준히 납입하면 이자를 붙여 목돈을 만들어준다. 경영 사정이 어려워지거나 나이가 들어 사업을 접으면 이 돈을 찾아서 퇴직금으로 쓸 수 있다. 폐업 사유로 지급한 노란우산공제금이 증가한 것은 퇴직금을 깰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자영업자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폐업을 이유로 지급하는 노란우산공제금은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7283억원에서 2021년 9040억원, 2022년 9682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1조2600억원)에는 처음 1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공제금 지급액(7587억원)은 이미 2020년 전체 지급액(7283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공제금을 받은 가입자를 연령대별로 보면 50대가 33.6%(2547억원)로 가장 많았다. 60대(26.5%) 40대(20.8%) 30대(10.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경제활동의 ‘중추’ 역할을 하는 3040세대가 30% 이상을 차지했다.

박 의원은 “팬데믹 이후 빚으로 연명하던 자영업자들이 내수 침체와 고물가, 고금리의 영향 등으로 한계에 내몰리고 있다”며 “정부가 발표한 소상공인·자영업자 종합대책이 현장에 즉각 적용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용/최형창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