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관련 종목의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총격 사태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설 이후 ‘단타’를 노린 투자자가 몰리면서다.

단타족 먹잇감 된 남북경협株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인디에프는 5.49% 상승한 961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종목은 지난 14일 총격 사태 직후 두 번(15일, 17일) 가격제한폭에 도달했고, 전날엔 주가가 -5.4% 하락했다. 시가총액은 지난 12일 408억원에서 5거래일 만에 722억원으로 불어났다. 함께 남북경협 테마주로 묶인 삼부토건(-6.22%), 현대엘리베이터(3.95%), 일신석재(6.6%) 주가도 요동쳤다. 15일부터 2거래일간 나란히 올랐다가 이후 급등락을 반복했다. 이 중 시가총액이 1150억원으로 가장 적은 일신석재는 전날 9.91% 내리는 등 변화가 심했다.

남북경협 관련주는 대선·총선 관련주와 함께 주가 변동이 잦은 테마주로 꼽힌다. 거론된 종목들은 정치 테마와의 연관성이 적은데도 개인투자자의 ‘한탕 심리’를 자극하며 주가가 출렁이고 있다. 세아그룹 계열 의류회사인 인디에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하면 개성공단 사업이 재개될 수 있다는 기대에 주가가 들썩였다. 과거 트럼프 재임 기간 남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2008년 개성공단에 진출한 인디에프는 2016년 공단 폐쇄로 대북 사업을 중단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9년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개성공단을 재개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고 언급하며 대북 사업 재개도 불투명하다.

일신석재는 지분 41.32%를 통일교 재단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유지재단’이 보유했다는 이유로 주가가 올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 이후 한 강연 활동이 상승 재료가 됐다. 지난해 7월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0만달러(약 28억원)를 받고 통일교 행사에서 두 차례 연설했다고 보도했다. 석공 사업을 하는 업체와 사실상 관련성이 없는데도 주가가 오르내렸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정치적 이슈를 엮어 주가를 움직이는 작전 세력에 휘둘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