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0만 영세상인 배달비 50% 지원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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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매출 6000만원 이하 대상
'모럴 해저드' 부추길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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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부터 최대 20만 명의 영세 소상공인에게 건당 배달비를 50%가량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점주들이 라이더(배달기사)에게 지급하는 배달비를 국가 재정으로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수천억원의 예산을 들여 벼랑 끝으로 내몰린 소상공인을 돕겠다는 취지지만, 구조조정을 지연시켜 이른바 ‘좀비 자영업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중소벤처기업부, 농림축산식품부 등은 최근 영세 소상공인 세부 배달비 지원 대상 및 예산 편성 규모를 협의하고 있다. 다음달 말 공개하는 내년도 예산안에 관련 예산을 반영하고 내년부터 즉시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통상 배달료는 크게 배달 플랫폼 중개 수수료와 배달비로 나뉜다. 중개 수수료는 식당 주인 등 점주가 배달의민족이나 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에 내는 돈이다.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배달비는 소비자와 점주가 나눠 낸다. 예컨대 3000원의 배달비가 있다면 소비자와 점주가 1500원씩 부담하는 방식이다. 점주가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배달비를 온전히 부담하거나 더 많이 낼 수도 있다.
소상공인들은 과도한 중개 수수료와 배달비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폐업 신고한 사업자(개인·법인)가 100만 명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재정을 투입해 건당 배달비를 절반가량 보조해 주겠다는 계획이다. 대상은 전기료 지원 대상인 연 매출 ‘6000만원 이하’가 유력하게 검토된다.전례없는 배달비 지원…"좀비 자영업자 양산"
영세 자영업자에게 정부 예산으로 배달비를 지원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파격적인 정책이다. 정부는 고금리 장기화에 이은 내수 침체와 최저임금 인상 등의 여파로 자영업자 폐업이 급증하고 있는 점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폐업이 불가피한 소상공인에 대한 배달비 지원 대책이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만 야기한 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시장에 지나치게 개입하면 좀비 자영업자를 양산하는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크다.
19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중소벤처기업부, 농림축산식품부는 영세 소상공인 배달비 지원 대상 및 규모와 관련해 막바지 협의를 하고 있다. 기재부 예산실은 부처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지원 대상과 지원 비율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영세 자영업자들이 라이더(배달기사)에게 지급하는 배달비만 보조하겠다는 계획이다. 플랫폼 중개수수료는 지원하지 않기로 확정했다. 통상 점주들은 배달플랫폼에 9.8~12.5%가량의 중개수수료를 낸다. 소비자로부터 2만원짜리 음식을 주문받으면 플랫폼업체에 1960원을 내야 한다는 뜻이다. 정부는 외식산업 자영업자의 가장 큰 부담이 중개수수료라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중개수수료를 지원하면 시장을 독점한 플랫폼업체의 이익만 늘려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국내 배달플랫폼 시장 점유율은 배달의민족이 59.2%로 1위다. 이어 쿠팡이츠(21.0%), 요기요(16.2%) 순이다. ‘빅3’ 업체가 전체 시장의 96.4%를 차지하고 있다.
영세 소상공인의 기준은 전기료 지원 대상처럼 ‘연매출 6000만원 이하’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 자영업자(566만 명) 중 연매출 6000만원 이하 사업자는 30%가량인 176만 명이다. 작년 말 기준으로 외식산업 자영업자가 80만 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수혜 대상은 10만~20만 명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지원 대상뿐 아니라 지원금액도 확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건당 배달비의 최소 50%를 지원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매출 6000만원 이하 소상공인이 연간 내는 배달비가 약 20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소요 예산은 1000억~2000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재정을 투입하는 이번 배달비 지원 대책이 적잖은 논란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좁은 내수 시장에 준비 없이 뛰어들어 출혈 경쟁을 벌이느라 폐업으로 내몰리는 시장 구조부터 바꾸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견도 많다.
배달플랫폼에 대한 압박도 가중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달 배달플랫폼 상생협의체를 발족해 업체 측에 자발적인 중개수수료 인하를 요청할 계획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중개수수료를 기습적으로 인상한 배달의민족을 비롯해 요기요, 쿠팡이츠에 대해 현장조사를 했다. 일각에선 국세청이 이들 업체를 대상으로 특별 세무조사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강경민/박상용 기자 kkm1026@hankyung.com
19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중소벤처기업부, 농림축산식품부 등은 최근 영세 소상공인 세부 배달비 지원 대상 및 예산 편성 규모를 협의하고 있다. 다음달 말 공개하는 내년도 예산안에 관련 예산을 반영하고 내년부터 즉시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통상 배달료는 크게 배달 플랫폼 중개 수수료와 배달비로 나뉜다. 중개 수수료는 식당 주인 등 점주가 배달의민족이나 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에 내는 돈이다.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배달비는 소비자와 점주가 나눠 낸다. 예컨대 3000원의 배달비가 있다면 소비자와 점주가 1500원씩 부담하는 방식이다. 점주가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배달비를 온전히 부담하거나 더 많이 낼 수도 있다.
소상공인들은 과도한 중개 수수료와 배달비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폐업 신고한 사업자(개인·법인)가 100만 명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재정을 투입해 건당 배달비를 절반가량 보조해 주겠다는 계획이다. 대상은 전기료 지원 대상인 연 매출 ‘6000만원 이하’가 유력하게 검토된다.
전례없는 배달비 지원…"좀비 자영업자 양산"
중개 수수료는 지원 안해…영세상인 20만명 수혜볼 듯
영세 자영업자에게 정부 예산으로 배달비를 지원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파격적인 정책이다. 정부는 고금리 장기화에 이은 내수 침체와 최저임금 인상 등의 여파로 자영업자 폐업이 급증하고 있는 점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폐업이 불가피한 소상공인에 대한 배달비 지원 대책이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만 야기한 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시장에 지나치게 개입하면 좀비 자영업자를 양산하는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크다.19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중소벤처기업부, 농림축산식품부는 영세 소상공인 배달비 지원 대상 및 규모와 관련해 막바지 협의를 하고 있다. 기재부 예산실은 부처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지원 대상과 지원 비율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영세 자영업자들이 라이더(배달기사)에게 지급하는 배달비만 보조하겠다는 계획이다. 플랫폼 중개수수료는 지원하지 않기로 확정했다. 통상 점주들은 배달플랫폼에 9.8~12.5%가량의 중개수수료를 낸다. 소비자로부터 2만원짜리 음식을 주문받으면 플랫폼업체에 1960원을 내야 한다는 뜻이다. 정부는 외식산업 자영업자의 가장 큰 부담이 중개수수료라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중개수수료를 지원하면 시장을 독점한 플랫폼업체의 이익만 늘려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국내 배달플랫폼 시장 점유율은 배달의민족이 59.2%로 1위다. 이어 쿠팡이츠(21.0%), 요기요(16.2%) 순이다. ‘빅3’ 업체가 전체 시장의 96.4%를 차지하고 있다.
영세 소상공인의 기준은 전기료 지원 대상처럼 ‘연매출 6000만원 이하’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 자영업자(566만 명) 중 연매출 6000만원 이하 사업자는 30%가량인 176만 명이다. 작년 말 기준으로 외식산업 자영업자가 80만 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수혜 대상은 10만~20만 명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지원 대상뿐 아니라 지원금액도 확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건당 배달비의 최소 50%를 지원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매출 6000만원 이하 소상공인이 연간 내는 배달비가 약 20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소요 예산은 1000억~2000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재정을 투입하는 이번 배달비 지원 대책이 적잖은 논란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좁은 내수 시장에 준비 없이 뛰어들어 출혈 경쟁을 벌이느라 폐업으로 내몰리는 시장 구조부터 바꾸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견도 많다.
배달플랫폼에 대한 압박도 가중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달 배달플랫폼 상생협의체를 발족해 업체 측에 자발적인 중개수수료 인하를 요청할 계획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중개수수료를 기습적으로 인상한 배달의민족을 비롯해 요기요, 쿠팡이츠에 대해 현장조사를 했다. 일각에선 국세청이 이들 업체를 대상으로 특별 세무조사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강경민/박상용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