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편의 ‘트럼프쇼’ 같았던 후보 수락 연설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18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포럼 무대의 화려한 조명을 배경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93분 연설하며 자신이 세운 공화당 대선후보 수락 연설 최장 기록(2016년 75분)을 경신했다.  /AP연합뉴스
< 한편의 ‘트럼프쇼’ 같았던 후보 수락 연설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18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포럼 무대의 화려한 조명을 배경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93분 연설하며 자신이 세운 공화당 대선후보 수락 연설 최장 기록(2016년 75분)을 경신했다. /AP연합뉴스
“미국의 자동차 제조업을 되살려 해외에 뺏긴 일자리를 미국으로 되돌리겠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을 수락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을 살리고 다시 강한 나라로 부활시키기 위해 일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의 승리를 확신하며 “과거에 나를 지지했든 지지하지 않았든 ‘아메리칸드림’을 되살릴 것”이라며 보호무역과 이민자 통제, 화석연료 부흥, 해외 분쟁 종결 등을 약속했다.

○“미국에서 팔려면 미국에서 만들어야”

"중국車에 200% 관세…美 자동차 일자리 다시 가져오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재집권 시 취임 첫날 전기자동차 의무명령(mandate)을 폐기하겠다”고 공언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전기차 확대 정책은 전기차 구매를 강요한다며 이를 없애 미국 자동차산업을 소멸 위기에서 구하겠다고 다짐했다. 바이든 정부는 미국 내 전기차 판매 비중을 지난해 7.6%에서 2032년 56%로 대폭 늘리기 위해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 강화 정책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이 자동차를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하기 위해 멕시코에 대규모 자동차 공장을 짓고 있다”며 “자동차 제조업을 다시 미국으로 신속하게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멕시코는 미국과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맺어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다. 그는 “세금, 관세, 인센티브의 적절한 사용을 통해 자동차 일자리를 미국으로 되찾아 올 것”이라며 “다른 나라에 대규모 자동차 제조 공장을 건설해 제품을 미국으로 보내 우리 일자리를 빼앗고, 우리 기업과 노동자들을 절망적 상황으로 내모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들이 우리와 동의하지 않으면 자동차마다 약 100%에서 2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며, 미국에서 팔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해외 기업이 미국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방법은 “오직 미국에서만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나라들은 오랫동안 우리를 이용해왔다. ‘우리의 동맹’이라고 불리는 국가들이 그렇게 했다”며 동맹국에도 보호무역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석유 등 에너지 생산 확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집권 시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대규모 감세에 나설 것을 약속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위기를 부추기는 현 정부의 터무니없는 세금 낭비를 끝낼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아직 지출되지 않은 수조달러의 자금을 도로, 교량, 댐 같은 중요한 프로젝트에 투입하고 무의미한 ‘새로운 녹색 사기(Green New Scam)’에 쓰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원유 등 에너지 생산을 늘리겠다”며 “에너지를 자체적으로 공급할 뿐만 아니라 세계 그 누구도 본 적 없는 규모의 에너지를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금 정책으로는 근로자를 위한 대규모 세금 감면을 내세웠다. 특히 팁(Tip) 세금 면제를 언급하며 “내가 집권하던 시절 최대 규모의 감세”라고 밝혔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첫날 남부 국경을 봉쇄해 불법 입국자의 미국행을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만 한국 필리핀 등 아시아에서 무력 충돌의 망령이 커지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포함해 현 정부가 야기한 모든 국제 위기를 종식하겠다”고 다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