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클라우드 장애로 피해를 본 업체가 속출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항공 발권과 예약에 차질을 빚었다. 정보기술(IT) 업체도 게임 등 서비스 운영을 중단했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등 국내 LCC 3곳과 해외 항공사 5곳이 인천국제공항에서 발권 시스템 장애를 겪었다. 이들 업체는 항공권 온라인 예약뿐 아니라 현장 체크인 과정에서도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손글씨로 발권해야 했다. 제주항공은 국내선 27편과 국제선 21편이 영향을 받았다. 사태 대응을 위해 현장 운송직 등 수십여 명을 현장에 투입하기도 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홈페이지 예약 취소 및 변경 등의 시스템도 오류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스타항공도 태국 치앙마이행 등 항공편 11편의 발권에 어려움을 겪었다. 서비스 장애를 겪은 업체들은 스페인 IT 업체 아마데우스의 발권 시스템인 ‘나비테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비테어는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를 이용해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게임업계도 통신 장애 피해를 봤다. 펄어비스는 이날 오후 2시30분께 서버 문제로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 ‘검은사막’의 긴급 점검을 했다. 이 게임사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장비 이상으로 서버 불안정 현상이 발생했다”며 “전 세계에서 동시에 일어난 장애 영향으로 확인돼 정상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온라인’ ‘라그나로크 오리진’ 등 게임 접속이 막혔을 뿐 아니라 홈페이지도 먹통이 됐다.

금융업, 통신업 등이 전면적인 타격을 받은 해외와 달리 한국에선 피해가 제한적이었다. 정부는 국내 공공·금융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센터를 국내에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민간 기업이 공공 기관에 클라우드를 공급하기 전에 갖춰야 할 클라우드보안인증(CSAP)에서 클라우드 데이터를 국내에 저장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해외 클라우드 서버에 이상이 생길 경우 한국은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 구조도 영향을 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부가통신사업자 중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이용률은 24%다. 점유율 1위 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AWS)의 60.2%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친다.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쓰는 클라우드는 NHN, KT클라우드 등 국내 업체가 공급한다.

이주현/김진원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