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빠진 엔터주...이달 시총 1조원 증발
글로벌 K팝 열풍을 이끌던 엔터테인먼트사들이 업황 부진에 고전하고 있다.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지 않는 데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실적 부진이 기정사실화 되어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엔터 4사(JYP엔터테인먼트·와이지엔터테인먼트·에스엠·하이브)의 시가총액은 이달 들어 1조345억원(7.88%) 줄었다. 지난달 28일 종가 기준 13조1천203억원에서 지난 19일 12조858억원으로 감소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 엔터사 주가 성적도 신통치 않다. JYP엔터 42.87%, 와이지엔터 20.36%, 에스엠 14.10%, 하이브 12.53% 하락했는데 하반기 들어서도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BTS와 블랙핑크가 완전체 활동 공백기인 가운데 이들의 부재를 상쇄할만한 호재가 없는 상황이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스엠을 제외한 3사의 연간 감익이 거의 확실하고, 잘 나올 수 있었던 2분기도 비용 이슈로 기대치를 하회하며 김이 샌 모양새"라고 말했다.

JYP엔터에 대해 하나증권, 유안타증권, 한화증권, 유진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등 5곳이 이달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와이지엔터가 2분기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하며 "블랙핑크의 완전체 활동이 부재한 가운데 멤버 개별로 그룹 활동에 대한 전속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무형자산 상각비 부담이 증가했다"고 짚었다.

하이브는 뉴진스, 세븐틴, TXT 등이 외형 성장에 기여했다. 그러나 '별이 되어라 2' 흥행 부진에 따른 프로모션 비용 부담, 미국 현지 걸그룹 제작 비용 등으로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20%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와이지엔터에 대해서는 NH투자증권·현대차증권·다올투자증권·KB증권이, 하이브에 대해서는 다올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현대차증권·한화증권·유진투자증권·KB증권 등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에스엠은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월드투어 성과를 거둬 한 자릿수 감익으로 '비교적' 선방이 예상된다.

통상 하반기에는 앨범 발매와 공연 등으로 실적이 개선됐는데 올해는 7∼8월 파리 올림픽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여 엔터사들에게는 악재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저연차 아티스트들의 활동과 신규 그룹 데뷔 등 모멘텀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박 연구원은 "상반기 대비 얼마나 올라오는지, 이를 기반으로 올해 대비 내년에 대한 기대를 얼마나 가져갈 수 있는지에 대한 확인이 끝나야 시장은 이 섹터에 대한 비중 확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