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 "켈리에게 등판 결정권…평소와 똑같이 투수 운영"
'LG 최장수 외국인 투수' 켈리, 오늘 고별전…6년 동행 마침표
프로야구 LG 트윈스 사상 최장수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34)가 20일 고별전을 치른다.

LG 구단이 아직 외국인 투수 교체를 공식 발표하진 않았으나 사령탑인 염경엽 감독이 이날 경기 전 인터뷰에서 기정사실로 못 박았다.

염 감독은 이날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에 켈리가 예정대로 선발 등판한다고 밝혔다.

염 감독은 "어제 아침 (새 외국인 투수) 계약 소식을 듣고 켈리를 선발로 안 쓰려고 했었는데, 5년 이상 우리 팀에 있었던 켈리에게 어떻게 해야 마지막을 잘해주는 것일까 곰곰이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염 감독은 "팬들 앞에서 마지막을 멋있게 게임하고 갈지 결정할 권한을 켈리에게 줬다"며 "켈리가 가족과 상의한 뒤 '마지막 게임을 던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LG는 켈리의 의욕이 떨어질 수 있음에도 예우 차원에서 선발 마운드를 맡긴 것이고, 굳이 뛸 이유가 없는 켈리는 휴식이 아닌 오랜 팬들과의 작별 인사를 택한 것이다.

염 감독은 고별 등판이라고 해서 교체 타이밍을 다르게 갖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염 감독은 "6이닝 동안 3, 4점 줄 때까지는 똑같이 운영할 것이다.

한두 점 줬다고 바꿔버리는 것은 의미가 상실하지 않겠나"라면서 "(선발 자원) 최원태도 대기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켈리의 승을 만들어 보내는 것도 의미가 있다.

야수들은 엄청 열심히 할 것이고, 그러면 켈리도 열심히 던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염 감독은 "6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켈리가 보여준 이미지, 외국인 선수 같지 않은 모습을 LG 트윈스에서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제가 (감독으로) 있는 한 (켈리와) 계속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면서 "만약 은퇴한다면 스프링캠프에 초대해서 한 달 동안 인스트럭터 식으로 쓸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켈리는 지난 5시즌 동안 LG에서 68승 38패 평균자책점 3.08, 684탈삼진을 올렸다.

LG가 29년 만의 통합우승을 이룬 작년 한국시리즈에서는 1, 5차전에 선발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1.59(11⅓이닝 3실점 2자책)로 잘 던졌다.

그러나 6년 차인 올해 19경기 5승 8패 평균자책점 4.51로 1선발 역할을 다하지 못했고, 리그 2위 LG는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결단을 내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