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90% 폭락했는데…"무조건 시총 10조 돌파" 이유 있었다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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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 제어·지원 강자 알서포트
서형수 대표, 신사옥서 인터뷰
“AI 접목 원격 제어 솔루션 출격
AI 회의록 서비스 日 먼저 출시
차세대 AI 제품으로 성장 가속페달
죽기 전 시총 10조 기업 만들 것”
증권가 “신사업 성과 두고봐야”
서형수 대표, 신사옥서 인터뷰
“AI 접목 원격 제어 솔루션 출격
AI 회의록 서비스 日 먼저 출시
차세대 AI 제품으로 성장 가속페달
죽기 전 시총 10조 기업 만들 것”
증권가 “신사업 성과 두고봐야”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는 말이다. 가짜뉴스 홍수 속 정보의 불균형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주식 투자 경력 18년 3개월의 ‘전투개미’가 직접 상장사를 찾아간다. 회사의 사업 현황을 살피고 경영진을 만나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한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 <편집자주>“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된 원격 제어 솔루션 ‘리모트뷰 OT’가 연말에 나옵니다. 차세대 AI 제품을 하나씩 내놓아 제2 도약을 하겠습니다.”
서형수 알서포트 대표(54세)는 지난 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AI 사업 계획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2001년 11월 6일 설립된 이 회사는 창업 당시부터 독자 개발한 원격(remote) 기술을 기반으로 원격 지원, 원격 제어, 원격 커뮤니케이션으로 IT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온 원격 솔루션 전문 기업이다. 고덕에 둥지를 튼 신사옥은 지하 6층~지상 9층 규모로 서울 강동구 고덕비즈밸리로2가길 12에 있다. 신사옥 부동산 가치는 1000억원 수준이라고 한다.
소니 등 일본 2만3000여개사와 거래 … 누적 수출 2억달러 돌파
알서포트는 사업 초기 국내 시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을 공략했다. 2002년 봄부터 일본 시장에 진출해 NTT도코모, 소니, 히타치, 손보재팬보험 등 2만3000여개사와 거래하고 있다. 알서포트가 수많은 회사들과 거래하게 된 배경엔 일본 최대 이동통신사 NTT도코모 영향이 크다. 2대 주주인 NTT도코모에게 알서포트의 원격 지원 기술을 기반으로 유료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을 제안했는데, NTT도코모가 이를 ‘안심원격 서포트 서비스’라는 상품으로 출시해 성공을 거둔 것이 일본 시장 확대를 이끄는 중요한 전환점이 됐기 때문이다. 일본 MIC 경제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알서포트 원격제어 서비스 리모트뷰는 일본 클라우드 기반 원격 솔루션 시장 점유율 1위(2021년 기준)다. 또 2015년 1월 국내 소프트웨어(SW) 업체 최초로 중국 화웨이와 정식 솔루션 공급 계약을 체결한 이후 오포, 메이주, 원플러스 등 중국 5대 제조사 등을 중심으로 원격 지원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마켓리서치퓨처에 따르면 아시아 원격 SW 시장 점유율 2위, 글로벌 7위(2022년 기준)다. 알서포트는 매출의 60%가 해외에서 발생하며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수출액은 2억달러를 돌파한 보기 드문 IT 수출 기업이다. 서 대표는 “연말 출격하는 리모트뷰 OT의 경우, 안정적인 생산시설 운영을 위해 시스템 가용성과 무결성을 유지하면서 원격에서 제어·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솔루션이다”며 “스마트팩토리, 반도체 등 모든 제조시설의 생산성 및 업무 효율성 향상을 위한 것으로 제조업 및 사회기반시설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한국IR협의회에 따르면 글로벌 원격 모니터링 및 제어 시장 규모는 2022년 279억달러에서 2032년 477억달러로 연평균 5.49% 성장할 것으로 봤다. 그는 “기존엔 원격 지원과 원격 제어라는 확실한 사업 모델이 있었는데 이젠 AI가 필수인 시대다”며 “AI를 더한 원격 제어 솔루션으로 사고 발생 전 상황을 분석해 기업 업무가 마비되지 않고 생산성을 더 끌어올리 데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리모트뷰 OT의 실적이 본격 반영되면 내년 수십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 기존 고객사인 LG전자, LG화학, 삼성전기, CJ제일제당, 현대제철 등서 추가 실적을 기대한다. 또 “지난 10월 일본 최대 IT 전시회 ‘재팬 IT위크 2024’에서 먼저 선보인 AI 회의록 서비스인 ‘AI레포토’(일본 제품명)의 경우 회의에 함께 참석한 동료들(최대 20명)의 대화 내용을 요약하고 정리해준다”며 “다양한 보고서 템플릿과 회의록 공유 및 동의 기능 등을 제공해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보고서 형태로 만들어 줄 수도 있다”고 자랑했다. 이어 “업무 효율을 높여주는 AI레포토(국내 서비스명 미확정)는 생성형 AI 기술을 기반으로 알서포트의 독자적인 AI 파인튜닝 기술을 적용해 차별적인 화자 분리 및 음성 인식 성능을 자랑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에서 사용 중인 거대언어모델(LLM)과 연동 가능하며 현재 일본 유명 기업이 도입을 위한 내부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 대표는 “6년 전부터 AI 기술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며 “일반 기업들이 사용할 수 있게 클라우드 버전으로 상품화되는 게 많아질 것이다”고 자신했다. 알서포트는 매출의 20% 정도를 R&D에 쏟는다고 한다. AI 파인튜닝 전문 인력도 6명을 보유하고 있다. 또 차세대 통합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알피스’도 준비 중이다. 4년 이상 공들인 이 서비스는 영상&음성 통화·채팅·AI 비서·원격지원 기능 등을 탑재했다. 그는 “당초 글로벌 출시는 올해였는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서비스를 계속 점검하고 있다”며 “기업형 메신저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동남아 공략 속도” … 한국 고객 계약 갱신률 85% 이상
서 대표는 내년 사업 계획에 대해 “올해보다 한 자릿수 이상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 상승 등 경영환경 불확실성으로 보수적으로 잡았지만 차세대 AI 제품들이 좋은 성과를 내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부터 중소·대기업 등 B2B·B2C를 넘나드는 고객을 확보해 실적 안정성이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알서포트는 삼성전자, LG전자, 네이버, 카카오, 삼성SDS, 우리은행, 국민은행, 농협, 미래에셋증권, 포스코 등 2만5000곳과 거래한다. 한 곳당 적게는 수천만원, 대형 기업은 10억원대 이상의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특히 한국 계약 갱신률 85% 이상, 일본 갱신률 90% 이상으로 충성 고객이 많다. 또 “한국과 일본 매출 쏠림을 완화하기 위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공략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전만 해도 동남아 시장은 IT 인프라 미비로 단발성 계약에 끝났는데 이젠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데 관심을 갖는 기업이 많아져 매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100년 기업 될 것 … 죽기 전 시가총액 10조 찍고 싶어”
서 대표는 “100년 지속 가능한 기업이 꿈이다”며 “죽기 전에 시가총액 10조원 회사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그는 “꿈이란 원래 크게 가져야 이룰 수 있다”며 “옛날에 매출 100억원 올릴 수 있을까, 상장 도전해 볼까, 매출 500억원 가능할까, 시총 1조 회사 돼볼까 등 수많은 꿈을 꿨지만 결국 이뤄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코로나19가 확산되던 2020년 8월 28일엔 시가총액 1조2950억원까지 기록했다. 당시 화상회의 솔루션 판매 호조로 연간 영업이익은(2020년 185억원, 2021년 175억원) 200억원에 육박했다. 2020년 8월 28일 장중 고가는 2만3650원까지 찍었지만,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주가는 2615원으로 고점 대비 88.94% 폭락했다. 당시 고점에서 1억원을 투자했다면 계좌는 1106만원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서 대표에게 주가 부양책을 묻자 “이익이 나면 주주들을 위한 자사주 매입 등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4년 내 매출 1000억·영업이익 300억 도전할 것”
최근 5년간 실적은 양호하다. 2019년 매출 285억원, 영업이익 58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504억원, 영업이익 79억원을 기록했다. 4년 만에 각각 76.84%, 36.21%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의 54%(274억원)는 원격 지원 솔루션 ‘리모트콜’, 38%(191억원)는 원격 제어·재택 근무 솔루션 ‘리모트뷰’, 콜라박스 등 기타(39억원) 8% 순이었다. 수익 모델은 세 가지다. 첫째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클라우드 기반 구독형 SW 서비스 방식이다. 주로 중소기업 또는 개인 고객에게 연간 또는 월 단위 과금을 매긴다. 리모트콜은 ID당, 리모트뷰는 기기당 과금이다. 둘째 온프레미스(On-premise)는 고객사 구축형 방식으로 기업 내 서버를 구축해 일시 과금 및 정기유지보수료 추가과금을 지속한다. 마지막으로 구축형 클라우드(IaaS)는 대기업 대상으로 기업 내 클라우드 환경에 서비스를 구축해 계약금액 월과금한다. 5년간 연평균 영업이익률은 24.8%로 높은 편이다. IT 기업의 특성상 인건비와 네트워크 구축 비용 외에는 추가로 들어가는 돈이 없고 일본 등 해외에서는 제값 주고 알서포트의 제품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350억원, 영업이익 41억원으로 전년보다 둔화 가능성이 있다. 서 대표는 “4년 내 매출 1000억원, 영업이익 300억원에 도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주가가 많이 빠진 지금이 투자 적기다”며 “앞으로 성장할 일만 남았으니 주주분들이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 대표의 자신감엔 기술력과 수출 실적이 있다. 일본 원격 제어·원격 지원 시장 점유율은 60~70%로 압도적인 1위다. 그는 “일본은 장인 정신이란 말이 있듯이 기업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건 기술이다”며 “기술 지원과 고객 지원에 전폭 투자를 했기에 일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최대 이동통신사 NTT도코모와 파트너 관계를 맺은 것도 도움이 되고 있다. 다만 엔데믹 시대로 접어들면서 재택 근무 열풍이 사그라들고 환율 리스크에 따른 실적 변동성은 유의해야 한다. 원화 가치 상승 땐 타국 고객사들이 저렴한 경쟁사 제품을 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총 주식 수는 5326만7083주로 서형수 대표(지분 26%) 외 특수관계인 2인이 지분 41.5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공동창업자인 박해선 씨가 지분 9.44%, 자사주 2.21%가 있다.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 270억원, 유형 자산 711억원을 갖고 있다. 시가총액(1393억원)의 70% 수준이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사무실 없어도 돼 … 도전하는 마음으로 창업하길”
24일 기준 360억원대 주식 부자인 서 대표에게 청년들을 향한 인생 조언을 물었다. 그는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기보다 도전하는 마음으로 창업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는 “지금은 글로벌 사업을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온라인 시대다”며 “아이디어만 있으면 굳이 사무실을 차리지 않고 자기의 꿈을 펼칠 수 있다”고 했다. 회사를 다섯 글자로 압축해 달란 부탁엔 “개발자천국”이라고 답했다. 그는 “개발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컴퓨터 2~3대는 무조건 기본으로 줘서 효율적인 업무 환경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매년 개발자 행사를 통해 직원들과 눈높이도 맞추고 외부 교육도 주기적으로 진행한다. 최근엔 개인당 500만원짜리 책상도 지급해 직원 만족도를 더 높였다. 사내 음료는 무료, 당구장 같은 편의시설도 있다. 업계에서는 알서포트 출신이라고 하면 ‘그냥 채용한다’는 농담 섞인 얘기도 들린다. 이재모 그로쓰리서치 대표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원격 SW에서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국내 1위, 아시아 2위)을 보이는 알서포트는 일본 등 20여개 국에서 수출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코로나19 때 원격 수요 폭증으로 2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2년간 냈었고, 엔데믹 구간에서 실적이 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안정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여러 차례 신규 사업과 투자를 단행했지만 제대로 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매출 정체 요인을 탈피하기 위한 비밀병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기업가치를 한 단계 더 높이려는 과정이 하루빨리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1500만 개미'와 함께 달리겠습니다. 여러분의 주식 계좌가 빨간불이 되는 그날까지 재미있는 종목 기사 많이 쓰겠습니다. 아래 기자 페이지에서 윤현주 기자 구독과 응원을 눌러 주시면 기사를 매번 빠르게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