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5일 서울 강남구 한 식당 앞에서 장남인 최인근씨와 어깨동무를 한 채 대화하는 모습 포착됐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5일 서울 강남구 한 식당 앞에서 장남인 최인근씨와 어깨동무를 한 채 대화하는 모습 포착됐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아버지와 아들이 만났다는 게 왜 뉴스가 되는 건지 이해가 잘 안 가지만, 이런 상황까지 왔다는 것에 저도 책임을 상당히 느끼고 있다"고 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19일 제주에서 열린 대한상의 기자간담회에서 장남 최인근씨와 길거리에서 어깨동무하고 얘기를 나누는 다정한 모습을 찍은 사진이 화제가 된 것을 두고 "많은 분이 무엇을 상상하고 계셨나, 그렇게 또 상상하게 만드는 페이크 뉴스도 되게 많지 않았나라는 생각도 들어 상당히 놀랐다"며 이렇게 말했다.

최 회장은 "(보도 이후) 딸(최윤정 씨)과 사위와 밥 먹는 데도 '누가 사진 찍나?' 하며 신경이 되게 쓰이더라"며 "(그래서) 저는 또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과 함께 있는 모습이 포착된 시점은) 대만 출장 전날(6월 5일)인 것 같은데, 아들과의 만남은 어쩌다가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저는 아들하고 맨날 테니스도 치고 같이 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근) 미국에 가서는 둘째 딸(최민정 씨) 집에 가서 밥도 먹고 얘기도 나눴다"며 "저하고 아이들은 아주 잘 지내고 있다. 많은 소통을 하며 미래의 문제에 대해서도 상의한다"고 전했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 소송 중인 최 회장은 노 관장과의 사이에서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 최민정 인티그럴 헬스 창업자, 최인근 SK E&S 북미법인 패스키 매니저 등 세 자녀를 뒀다.

최근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이혼소송을 진행 중이다.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판사 김시철 김옥곤 이동현)는 지난 5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 분할로 1조3808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고 최 회장은 이에 불복해 상고했다. 이 과정에서 윤정·민정·인근 씨는 재판부에 노 관장을 옹호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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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SK그룹의 사업 리밸런싱의 일환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에 대해서는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따라 계획만큼 (배터리 사업이) 안 될 확률이 생겼다는 현실은 인정한다"면서도 "저는 두 회사를 왜 합병하느냐에 대한 생각은 (주변의 해석과는) 조금 다르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096770)과 SK E&S의 합병이 적자난에 빠진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온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한 SK그룹 차원의 조처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최 회장은 "두 (에너지) 회사가 합쳐지면 훨씬 좋겠다고 생각하는 게 무엇이냐면 인공지능(AI)이다"라며 "AI에는 엄청난 에너지와 전기량이 필요한데 이에 대한 솔루션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어느 한 회사만 이것(솔루션)을 가져갈 수도 없는 만큼 양쪽의 에너지 회사가 전부 다 힙을 합해 향후 AI 데이터센터 등에 들어가는 에너지 문제를 풀 수 있다면 상당히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쪽(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와 ESS(에너지저장장치) 사업을 지니고 있고 다른 한쪽(SK E&S)은 수소나 발전의 전기 관련 사업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솔루션화하면 상당한 사업이 될 거라고 판단해 이런 일(합병)이 일어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유와 석유화학 사업의 미래에 대해서는 "'우리는 AI로 간다'고 하는데 (해당 사업을 맡은 직원들은) 신통하게 들리지 않을 수도 있다"며 "엄청나게 큰 하드웨어와 시스템이 들어온 게 있어 하루아침에 중단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이 프로세스를 가지고 무엇인가 다른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건가', '환경에 해가 안 가는 제품을 우리는 만들 수 있는 건가' 하는 일들을 계속해서 하고 있지만, 어떤 것은 될 듯했는데 막상 가서 해보니 잘 안되는 것도 있었다"면서도 "어려워도 결국 이 사업은 없어지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시간을 갖고 길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