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퍼스트패밀리 동향 보도…"사퇴 촉구한 인사들에 격분"
"배신에 좌절감도…'바이든보다 더 나은 대선후보 없다' 지지"
"사퇴여부는 우군 압박 아닌 바이든 정치적 직감·결단에 달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가족이 가장의 민주당 대선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는 당내 인사들에게 분노하며 대선 완주 의지를 거듭 밝힌 바이든 대통령의 든든한 후원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20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 가족의 사정을 잘 아는 여러 사람을 인터뷰한 결과를 바탕으로 바이든 대통령 못지않게 그의 가족도 격동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바이든 투쟁에 가족이 후원군…사퇴론, 여당내 파벌싸움 간주"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 내 대선 후보직 사퇴 압력에 대해 그의 가족은 슬픔과 분노, 결의 등 다양한 감정에 휩싸였다.

반세기 동안 민주당의 헌신적인 지도자로 살아온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배신과 비판에 깊은 좌절감도 느꼈다고 한다.

바이든 가족은 대선 후보직 사퇴 욕구를 '왕좌의 게임'과 같은 민주당 내 다양한 파벌의 전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레이스 잔류 의지를 다지는 바이든 대통령의 중요한 버팀목으로는 차남 헌터 바이든이 꼽힌다.

헌터 바이든은 지난달 불법 총기 소유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을 때만 해도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리스크로 우려됐다.

그러나 지금은 아버지와 정세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민주당에서 대선 경쟁력 회의론이 제기되는 그를 지지하는 등 힘을 보태고 있다는 것이다.

"바이든 투쟁에 가족이 후원군…사퇴론, 여당내 파벌싸움 간주"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헌터 바이든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대선 잔류를 설득하는 '비이성적 치어리더'로 묘사되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 바이든 가족과 가까운 사람들의 전언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항상 하던 대로 중대한 결정은 직접 내리며 가족은 이를 지지한다는 것이다.

가족이 조언을 할 수 있지만 결정을 주도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 대선 TV 토론에서 참패했다는 평가가 나올 때 민주당 안팎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잔류 여부를 즉각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불거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선거 운동 과정의 일시적 어려움으로 간주했고, 가족도 별다른 논의 없이 똑같이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가족과 가까운 사람은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무대에서) 나가야 하나, 나가지 말아야 하나' 같은 상황으로 걸어 들어가지 않았다"며 "조 바이든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첫 대선 TV 토론 이틀 뒤에 바이든 가족이 워싱턴DC 인근의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 모두 모였다.

긴급 가족회의가 아니라 미리 계획한 모임으로, 당시 문제는 대선 경주를 계속할지 말지가 아니라 어떻게 계속할지였다고 WP는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물론 가족 중 많은 사람이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으며 다른 민주당 후보를 내세워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더 나은 결과를 낼 것으로 믿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최선책이라고 확신하고 가족도 이를 지지하지만, 정치에서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는 점도 인정한다고 이들과 가까운 사람들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직을 중도 사퇴한다면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그동안 우군이었던 인사들의 압박이 아닌 자신의 정치적 직감에 따라 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