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업계가 지구온난화로 빈번해지는 이상기후에 대응해 ‘지수형 날씨보험’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수형 날씨보험은 기온이나 강수량 등 정량화할 수 있는 특정 지표가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면 복잡한 보험금 신청 및 심사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바로 보험금 지급이 이뤄지는 금융상품이다. 보험업계는 기후변화가 심해지는 만큼 지수형 날씨보험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고 올해 안에 국내 첫 지수형 날씨보험을 출시할 예정이다.

"홍수 나면 보험금 지급"…지수형 날씨보험 나온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손해보험사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다양한 보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수형 날씨보험 출시를 준비 중이다. 지수형 날씨보험은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강우량과 같은 기준 지표를 미리 정하고, 보험 기간 중 해당 지표를 웃돌거나 밑도는 사건이 발생하면 약정한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험이다.

지수형 날씨보험의 가장 큰 장점은 보험금 지급의 신속성이다. 전통적 기후보험은 이상기후로 재물상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피해자가 직접 보험사에 보상 신청을 하고, 보험사의 심사 과정을 거쳐야 해 보험금 지급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에 비해 지수형 날씨보험은 지표에 근거해 보험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가입자가 홍수 등으로 물적 피해를 받는 즉시 구제받을 수 있다.

해외에선 이미 지수형 날씨보험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일본의 손보재팬은 태양광발전 업체가 일조시간 부족으로 발전량이 떨어질 경우 손실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보상해주는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선 ‘항공기 지연 보험’이 지수형 날씨보험의 첫 사례로 올해 출시될 전망이다. 항공기 지연 보험은 항공기 출발 시간이 얼마나 지연되는지에 따라 보험사가 항공사나 항공기 이용객에게 숙박비와 식대 등 체류비용을 자동 지급하는 보험상품이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