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출마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미국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열린 선거 유세 현장에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와 처음으로 동행했다. 이번 유세는 트럼프가 지난 13일 펜실베이니아주 유세 현장에서 총격을 받은 이후 재개한 첫 유세 일정이다.   AP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출마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미국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열린 선거 유세 현장에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와 처음으로 동행했다. 이번 유세는 트럼프가 지난 13일 펜실베이니아주 유세 현장에서 총격을 받은 이후 재개한 첫 유세 일정이다. A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5년 만에 전화 통화를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하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협상을 통해 전쟁을 끝내도록 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비판적이던 젤렌스키 대통령도 러시아와의 협상 가능성을 내비친 데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과 평화 방안을 논의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젤렌스키 “러시아와 협상하겠다”

'어대트'에 태세전환 했나…"젤렌스키, 러와 종전 협상 첫 시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오늘 통화했다”며 “그는 내가 공화당 전당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고 공화당 후보가 된 것을 축하했다”고 밝혔다. 이날 통화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이던 2019년 7월 후 처음으로 이뤄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먼저 연락해준 것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며 “미국의 차기 대통령으로서 세상에 평화를 가져오고 수많은 생명과 무고한 가족을 파괴한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면서 “양쪽(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이 함께 모여 폭력을 종식하고 번영으로 나아가는 길을 닦는 합의를 협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날 SNS에서 “우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개별 회담을 통해 공정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위해 어떤 조치들이 필요할지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다”고 주장하자 젤렌스키는 “그 공식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고 반문했다. 그러다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 후인 18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우크라이나에 힘든 일이 될 것”이라면서도 “그가 대통령이 되면 함께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15일 기자회견에서는 “오는 11월 제2차 평화회의에 러시아 대표단을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평화회의는 우크라이나의 제안으로 성사된 회의체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방안을 논의한다. 지난달 열린 1차 회의에는 러시아가 불참했다. 미국 CNN 방송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와 협상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에 줄 서는 각국 정부·기업들

조 바이든 정부 내에서도 오는 11월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나오기 시작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9일 콜로라도주에서 열린 애스펀 안보포럼에서 “모든 행정부는 자체 정책을 수립할 기회가 있다”면서도 “우리가 미래를 확정할 수 없고, 그것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는 군사적으로, 경제적으로, 민주적으로 자립으로 가는 경로에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바이든 행정부 때 확정한 우크라이나 지원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처음 언급한 것이다.

이미 주요국은 ‘트럼프 2기’ 대비에 나서고 있다. 9~11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한 유럽 회원국 관리들은 회의장 밖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을 만나 각종 안보 사안과 관련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미국 철강사 US스틸 인수를 추진 중인 일본제철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마이크 폼페이오를 최근 고문으로 영입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