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본사 모습. 사진=뉴스1
서울 종로구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본사 모습. 사진=뉴스1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서비스 '먹통' 사태 이후 국내 보안주들이 들썩이고 있다.

보안 솔루션 전문기업 SGA솔루션즈가 22일 코스닥시장에서 19.78% 급등한 654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고점(5월17일) 대비 30% 하락했으나 전 세계를 강타한 MS 서비스 장애 소식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이날 모니터랩(8.71%) 지니언스(7.85%) 샌즈랩(3.08%) 등 국내 보안 전문기업들의 주가가 줄줄이 오름세를 보였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세계 각국에서 MS 윈도우가 비정상 종료되는 '블루스크린'(Blue Screen Of Death·컴퓨터 화면이 갑자기 파랗게 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미국 보안업체 쿠라우드 스트라이크가 진행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MS 윈도우10과 충돌하면서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다. 이 여파로 세계 곳곳에서 5000편 이상의 항공기 운항 지연·취소, 방송·통신·금융 서비스 차질 등 전방위적인 피해가 속출했다. 약 850만대 기기의 작동이 중단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에서도 일부 항공사 예약 및 발권 시스템에 오류가 나타났다. 피해 규모만 10억달러(1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보안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국내 사이버 보안 기업들의 수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보안 수요가 늘어나면서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란 예상에서다. 이날 급등한 SGA솔루션즈는 서버와 클라우드 보안솔루션이 주력이다. 지난 1분기 보안 솔루션 관련 매출 비중이 30%(약 26억원)에 이른다. 이 회사는 또 블록체인 솔루션 루트체인(RootChain) 플랫폼을 보유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상자산 산업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트럼프 트레이드' 수혜주로도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모니터랩은 웹 서버에 대한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지난해 5월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하드웨어형 보안 솔루션인 웹방화벽(AIWAF), 보안 웹 게이트웨이(AISWG) 관련 매출 비중이 전체 40% 수준이다. 이밖에 악성코드 확산을 방지하는 보안 솔루션을 공급 중인 지니언스,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바이러스를 탐지하고 대응하는 기술을 보유 중인 샌즈랩도 강세를 보였다.

업계에선 멀티(이중) 클라우드 사용이 대응책으로 대두되고 있다. 국외 뿐 아니라 국내 사업자의 클라우드를 예비용으로 사용해 위험을 분산시키자는 것이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멀티 클라우드의 중요성이 확인됐다"며 "주요 관리서비스 제공사업자(MSP)인 삼성SDS와 SK텔레콤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