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정화하고 빗물 땅밑 투과…데코페이브의 '특수 보도블록'
13년의 업력을 자랑하는 데코페이브는 기능성 보도블록을 제작하는 회사다. 박문석 데코페이브 대표(사진)는 22일 “진흙, 먼지, 낙엽 등이 쌓여도 지금의 투수력을 유지하는 보도블록을 개발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 신제품 6개를 공개해 차별화된 데코페이브의 기술력을 보여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의 대표 제품인 공기정화블록은 광촉매 소재를 적용해 미세먼지 주범인 대기 중 질소산화물(NOx)을 표면에 흡착한다. 비가 내릴 때 질소산화물이 빗물에 씻겨 나가며 공기를 정화한다. 축구장 1개 넓이 규모의 보도블록으로 시간당 질소산화물 약 27g을 분해할 수 있다.

또 다른 제품인 투수코아블록은 물을 보도블록 아래로 흘려보내 홍수, 태풍 등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하수도 부하를 줄여주는 기능을 한다. 이 블록은 서울 잠실 롯데타워를 비롯해 동작 현충원, 경기 과천 서울대공원 등에 쓰였다. 이외에 블록 표면을 가공해 미끄럼을 방지하는 ‘라인블록’, 열섬효과를 줄이기 위해 녹지공간을 확보한 ‘잔디블록’ 등을 개발했다. 박 대표는 “자체 기술로 개발한 기능성 보도블록이 300여 종류를 웃돈다”며 “관공서와 서울 강동 둔촌주공 등 납품처를 늘려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0년에는 보도블록 생산을 늘리기 위해 디지털전환(DX)을 적용한 신공장을 충북 단양에 세웠다. 이 공장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스마트팩토리로 평가받는다. 박 대표는 “약 4000㎡에 달하는 공장에 근로자 두 명만 있으면 5000여 개의 보도블록을 차질 없이 생산할 수 있다”며 “내년에는 기존 단양 제1공장에도 DX를 도입해 생산 효율성을 높여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트윈을 적용한 기기만으로 재료 배합부터 보도블록 모양 제작, 양생 등의 과정을 사람 없이 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데코페이브는 DX 이후 생산 인력을 약 70명에서 50여 명으로 줄였다. 인력이 줄어도 공장의 생산성은 높아졌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새 공장은 기기를 활용해 습도와 원료 상태 등을 고려해 시멘트를 최적의 상태로 배합할 수 있다”며 “기존 공정과 비교해 성능이 20~30% 개선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135억원, 영업이익은 14억원이다. 박 대표는 “4000억원 규모인 보도블록 시장에서 조달청에 등록된 업체만 수십여 곳에 달한다”며 “데코페이브의 기술력을 앞세워 업계에서 1위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단양=원종환/사진=임대철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