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자금줄 전락한 리츠...주주 아닌 그룹 리밸런싱用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앵커>
격변하는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기업들은 군살 빼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을 매각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식인데, 문제는 이 과정에서 계열사의 리츠가 동원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주주에게 돌아가는 수익성보다는 그룹 리밸런싱에 초점을 맞춘 투자라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전효성 기자입니다.
<기자>
한화생명이 지난 2011년 4141억원에 사들인 한화생명 빌딩입니다.
최근 한화리츠는 이 빌딩을 808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주변 시세를 고려해 7000억원 수준에 거래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오버페이'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이처럼 대기업 그룹사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이른바 '스폰서 리츠'를 둘러싼 논란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스폰서 리츠는 그룹사로부터 고정 임차수요가 발생해 리츠 상품 중에서도 공실 부담은 적은 편입니다.
하지만 최근 대기업들이 부동산 자산 정리에 속도를 내면서 리츠의 수익성보다는 그룹사 리밸런싱에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 롯데리츠는 주요 임차 대상인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과 1년에 임대료를 1.5%까지만 올릴 수 있도록 계약이 맺어져 있습니다.
고금리로 금융 비용은 치솟는데 임대료 인상은 제한적이다보니 배당도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입니다(163 > 143 > 109 > 95원).
삼성화재 판교사옥을 인수하기로 한 삼성FN리츠는 이 건물을 삼성화재에 재임차할 예정인데, 같은 그룹사인 만큼 높은 임대료를 받기는 어렵다는 평가입니다.
SK리츠도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수처리 시설을 자산군에 편입하면서 투자자들의 불만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스폰서 리츠는 지주사에 매출액의 0.1~0.5% 수준의 브랜드 사용료를 내는데, 이 역시 리츠의 수익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홍지환 / NH투자증권 연구원: 그룹사가 대량으로 장기임차를 한 것이 결국에는 리츠에게 독이 됐습니다. 고정된 장기 계약을 맺어서 그 동안에는 임대료를 올릴 수 없게 돼 있고, 그동안에 인플레이션 기간 동안 다른 곳의 임대료 엄청나게 올라가고 비용 올라갈 때 (스폰서 리츠 자산은) 올라간 부분들이 적었고…]
그룹사 간판을 내걸고 화려하게 출발한 스폰서 리츠를 향한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전효성입니다.
전효성기자 zeo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