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후보에서 사퇴하자 민주당에 그동안 말라가던 선거 후원금이 물밀듯 몰려들기 시작했다.

21일(현지시간) 미 NBC방송은 “이날 오후 9시까지(미 동부 시간 기준) 민주당 후원 사이트인 액트블루를 통해 소액 기부자들이 낸 후원금이 4670만달러(약 648억원)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하루 기준 액트블루 최다 모금액이다. 올해 1분기 액트블루에 모인 기부금은 하루평균 500만달러(약 69억원) 정도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사퇴 결정을 내리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지한 지 몇 시간 만에 크고 작은 기부금이 몰렸다.

‘바이든 빅토리 펀드’(Biden victory fund·BVF)의 크리스 코르그 재정담당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결정에 감동한 사람들에게서 하루 종일 전화를 받고 있다”며 “주요 기부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해리스) 지지를 매우 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대선 후보 TV 토론회 이후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력 논란이 불거지자 기부금이 급감했다. NBC에 따르면 지난달 토론회 이후 고액 기부자뿐 아니라 소액 기부자까지 기부금 지원을 중단했다. 고액 기부자들은 이날 다시 해리스 후원에 나섰다. 헤지펀드업계의 거물 조지 소로스는 자신의 후계자인 아들 알렉스와 함께 1000만달러(약 139억원)를 기부했다. 알렉스 소로스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이제 해리스를 위해 단결해 도널드 트럼프를 무찌를 때”라고 썼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민주당 고액 기부자인 조 코체트 변호사도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발표 이후 기부자들의 정서가 변했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