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인플레 전망 엇갈릴 때 통화정책 효과 떨어진다
기대인플레이션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릴 때 통화정책의 효과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원활한 소통을 통해 전망 불일치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BOK경제연구 : 기대인플레이션 불일치와 통화정책 파급효과' 보고서에서 한은 경제연구원의 곽보름·심세리 부연구위원이 분석한 결과다. 이들은 알레산드로 바르베라 국제결제은행(BIS) 금융시장 애널리스트 등이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이같은 관련성을 찾아낸 것을 참고해 한국의 상황에서도 유효한지를 살펴봤다.

기대인플레이션은 1년 후 물가상승률 수준에 대한 전망이다. 한은은 일반인과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각각 내놓는다. 이번 분석에 사용된 데이터는 전문가 대상 기대인플레이션이다.

2006년 1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자료를 활용해 전문가들의 불일치도가 클 때 통화정책의 파급효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불일치 정도가 높은 상태에서는 긴축적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과 기대인플레이션을 유의하게 낮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을 향후 경제가 탄탄할 것이란 신호로 받아들여 오히려 기대인플레가 상승하는 모습을 나타낸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기대인플레 불일치가 클 때 성장률 전망치 등 실물지표는 단기적으로 이론과 반대되는 움직임을 보였다.

반면 불일치도가 낮은 상태에선 긴축적 통화정책 충격이 인플레이션을 낮추고, 실물경기를 둔화시키는 전통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심 부연구위원은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높이기 위해 기대인플레이션의 수준뿐 아니라 불일치 정도도 낮출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연구"라며 "시장참가자들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