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깜짝 금리 인하'에 냉담한 시장…WTI 한달 만에 최저치 [오늘의 유가]
WTI 80달러선 밑으로…79.78달러에 마감
모건스탠리 "내년 브렌트유 70달러 중반될 것"


중국이 경기 부양을 위한 '깜짝 기준금리 인하'에 나섰지만 국제 유가는 22일(현지시간) 소폭 하락했다. 인하 폭이 0.1%포인트에 불과해 가라앉은 중국 내수를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내년이면 원유 시장이 공급 우위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도 하락세에 일조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35달러(0.44%) 내린 배럴당 79.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4일 이후 최저치다. WTI 가격은 이날 하락으로 3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지난 3거래일간 3.71%, 이달 들어서는 2.16% 하락했다.

북해산 브렌트유 9월 인도분 가격도 전장 대비 0.23달러(0.28%) 내린 배럴당 82.4달러를 기록했다.
中 '깜짝 금리 인하'에 냉담한 시장…WTI 한달 만에 최저치 [오늘의 유가]
모건스탠리는 원유 공급이 크게 늘어 내년이면 브렌트유 가격이 70달러 중반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지난 19일 발표했다. 모건스탠리는 "현재 원유 시장은 눈에 띄게 공급이 적은 상태지만 오는 4분기에는 수요·공급이 균형을 이루고 내년에는 공급 우위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비OPEC 국가를 통틀어 원유 생산량이 하루 약 250만배럴 증가한다고 내다봤다. 또 원유 수요를 보여주는 정유공장 가동률은 다음달 정점을 찍고 내년 7월까지 그 이하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대출우대금리(LPR) 인하 결정도 유가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인민은행은 22일 5년·1년 만기 LPR을 각각 연 3.95→3.85%, 연 3.45→3.35%로 0.1%포인트씩 낮춘다고 발표했다. 최근 유가 하락의 주 요인으로 거론되는 중국 내수를 되살리기 위해서다.

다만 인하율이 너무 낮아 국제 유가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조반니 스타우노보 UBS 분석가는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 규모가 원유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심리를 끌어올리기엔 너무 작았다"고 평가했다.
2021년 5월 미국 노스다코타주에서 펌프잭이 땅속 원유를 추출하고 있다. /AP
2021년 5월 미국 노스다코타주에서 펌프잭이 땅속 원유를 추출하고 있다. /AP
한편 중동 확전 우려, 캐나다 산불 등 요인이 장기적으로는 유가에 상승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의 참전 등 원유 공급을 위협할 수 있는 지정학적 긴장도 유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투자자들은 캐나다 앨버타주 유전 지대에서 발생한 산불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발생한 산불로 하루 약 34만8000배럴의 공급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