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사퇴 아닌 '이것' 덕분에 올랐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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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미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 그리고 카멜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체 후보로 떠오른 것입니다. 그러나 11월 대선 결과에 대한 예측은 별달리 변하지 않았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은 여전히 60%를 웃돌고 있고, 해리스는 유력하긴 하지만 아직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한 것은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 위치를 지킬 확률이 높아진 덕분이죠. 공화당이 백악관과 상하원을 몽땅 차지하는 '레드 스윕'보다 트럼프의 극단적 정책을 제약할 수 있는 시나리오거든요. 시장은 또 이번 주 발표될 거시 데이터와 기업 실적에도 주목했습니다. 9월 금리 인하와 연착륙 전망 속에 소형주 랠리가 살아났고, 기술주 어닝에 대한 기대 속에 지난주 폭락한 엔비디아 등 빅테크도 반등했습니다. 지난 주말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소식이 나온 뒤 주식 선물이 상승하고 채권 금리가 장기물 위주로 소폭 하락하면서 수익률 곡선이 평평해졌습니다. 달러는 소폭 하락하고요. 오늘 아침에도 그런 모습이 이어졌습니다. 지난 6월 말 TV 토론, 그리고 트럼프 암살 시도 이후 나타난 '트럼프 트레이드'의 일부가 되돌려진 것이죠. JP모건의 마켓 인텔리전스 데스크는 "트럼프 트레이드의 일부 해소가 있었고, 트럼프 승리 및 분열된 의회에 대한 확률이 높아져 이런 해소가 더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22일 거래가 시작되자 장기 금리는 내림세가 상승세로 전환됐고요. 수익률 곡선도 약간 가팔라졌습니다. 달러도 거의 보합 선으로 되돌아갔고요. 뉴욕 채권시장에서 오후 4시 30분께 국채 10년물 금리는 1.6bp 오른 4.254%, 2년물 수익률은 1.4bp 상승한 4.519%에 거래됐습니다. ICE 달러 인덱스는 0.06% 내린 104.33을 기록했고요. 미국 정치는 격동의 주말을 보냈지만, 시장 움직임은 전반적으로 평온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기본적으로는 지난 몇 주 동안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고, 이게 이미 시장에 반영되었다고 월가는 분석합니다. 바이탈 날리지는 "바이든의 퇴진은 그 시기가 조금 놀랍긴 했지만, 그렇게 될 것이라고 널리 예상되었던 일이다. 지금 상황에선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를 이어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제 질문은 이것이 11월 선거 결과를 바꿀 것인가 여부"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트럼프가 우세한 상황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는 미지수입니다. 정치 도박 사이트인 프리딕트잇에 따르면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이 여전히 61%에 달합니다. 해리스가 급부상했지만 40%에 그치고요. 최근 바이든 대통령의 10% 후반~20% 초반보다는 높지만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는 어제도 이길 가능성이 컸고, 오늘도 이길 가능성이 높다. 여론조사에서 해리스가 이길 가능성이 커지거나, 적어도 접전이 되지 않는 한, 트레이더들이 포트폴리오를 대거 재조정할 이유는 크지 않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은 8월 19~22일 시카고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대선 후보를 확정합니다. 이를 앞두고 월가에선 이번 선거를 1968년과 비교합니다. 그해 민주당 소속의 린든 B. 존슨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했지만, 중도 사퇴했습니다. 부통령이던 휴버트 험프리가 공교롭게도 시카고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후보로 선출됐죠. 그러나 험프리는 대선에서 공화당의 리처드 닉슨에게 110명에 달하는 큰 폭의 선거인단 차이로 패했습니다.
UBS는 "핵심은 민주당의 새 후보가 11월에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길 가능성"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의 뒤를 이어 민주당 후보로 지명되는 한, 선거 역학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유권자들은 매우 당파적이며, 바이든의 지지자 대부분은 새 후보를 지지할 것이란 얘기죠. 민주당이 승리하려면 젊은 유권자에게 투표 동기를 부여해야 하며, 앞으로 대선까지 3개월 반이 남아 있어 어떤 일이든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UBS는 "단기적으로 시장 변동성이 예상된다. 최근 몇 주 동안 공화당의 레드 스윕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시장에서 '민주당 수혜 분야'에서 '공화당 수혜 분야'로 순환매가 발생했지만, 최신 뉴스로 인해 적어도 일부는 반전될 수 있다"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정치적 결과가 금융시장 수익률의 가장 큰 원동력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또 11월 투표를 앞두고 많은 것이 여전히 바뀔 수 있으며 다양한 결과가 가능하다. 정치적 예상이나 선호도에 따라 포트폴리오 전략을 극적으로 바꾸지 말라"라고 조언했습니다.
웰스파고는 "상황은 매우 유동적이며, 앞으로의 경로에 대해 성급히 결론을 내리지 않도록 경고하고 싶다. 지난 두 달은 정치적 전망이 얼마나 빨리 변할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 이로 인해 우리는 11월 선거 결과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 현재로서는 바이든 사퇴 뉴스로 인해 경제 전망에 큰 변화를 주지 않겠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민주당 후보가 확정되고 부통령을 선택하고 정책을 구체화하면서 여론조사 데이터가 효과적으로 나올 때를 기다리겠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웰스파고는 "7월 들어 실시된 해리스와 트럼프 대결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는 바이든 대 트럼프 결과 상당히 유사하게 나타났지만 이런 조사는 여러 가정하에 실시되었다. 민주당 후보가 공식 확정되고 새로운 대결에 대한 여론조사가 유권자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포착할 수 있을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월가가 주목한 하나의 변화는 트럼프 암살 시도 이후 급증했던 '레드 스윕' 즉, 공화당이 백악관뿐 아니라 상원, 하원까지 싹쓸이하는 확률이 조금 낮아진 것입니다. 정치 도박 사이트 폴리마켓(Polymarket)을 보면 트럼프 승리 확률을 64%, 공화당이 상원을 차지할 확률은 75%로 보고 있지만, 하원의 경우 민주당이 다수를 점할 가능성을 52%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주까지는 50% 미만이었는데, 주말 사이 바이든 대통령 사퇴 소식이 나온 뒤 50% 이상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트럼프가 재선되더라도 반이민, 감세 등 극단적 공약은 시행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월가에서는 '레드 스윕'보다는 의회를 양분하는 게 낫다는 투자자가 많습니다. 워튼 스쿨의 제러미 시걸 교수는 "바이든의 사퇴로 해리스 부통령은 사실상 확실한 후보가 되었다. 베팅 시장에서는 그녀가 대선 경쟁에서 더 치열한 경쟁을 벌이겠지만, 여전히 트럼프를 이기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러나 하원이 민주당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고, 분열된 정부는 주식 투자자들에게 고무적이다. 예를 들어, 트럼프가 극단적 조치를 하려 한다면 하원에서 그것을 막을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오늘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줬습니다. 시장을 둘러싼 전반적인 환경도 여전히 긍정적입니다. 스트레티가스의 댄 클리프튼 정책 애널리스트는 "정치적 사건이 광범위한 주식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는 한계가 있다"라면서 지난 7주 동안 트럼프에 대한 유죄 판결과 암살 시도, 바이든의 중도 사퇴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았지만, S&P500 지수는 6% 상승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런 정치적 불확실성을 소화할 완충재 중 하나로 미 재무부의 유동성 주입(재정 부양)을 들었습니다. 세븐스 리포트의 톰 에세이 설립자는 "이 정치적 격변은 시장의 방향을 크게 바꾸지 않을 것이다. S&P500의 궁극적인 방향은 여전히 경제 성장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성장 전망도 지금으로선 긍정적입니다. 2분기 GDP 성장률이 오는 목요일 발표되는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연율 2.3% 성장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탄탄한 성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 중앙은행(Fed)이 9월에 금리를 내리면서 연착륙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높죠. 오는 금요일 나오는 6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인플레이션이 2%로 둔화하고 있다는 확신을 높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펀드스트랫의 톰리 설립자는 "이번 주 가장 중요한 매크로 데이터는 6월 PCE이다. 그 이유는 7월과 9월 금리 인하 확률을 높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기대로 인해 시카고상품거래소 Fed 워치 시장의 9월 인하에 대한 베팅은 여전히 95% 안팎에 달하고 있습니다. UBS의 브라이언 로즈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제롬 파월 의장을 비롯한 Fed 멤버들의 발언은 9월에 금리 인하 시작을 시사한다.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느려지면서 Fed가 금리를 내리고 경제는 연착륙할 것이라는 걸 기본 사례로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그런 금리 인하에 대한 힌트는 다음주 30~31일 열리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나올 수 있습니다. 웰스파고는 "다음주 FOMC에서 금리 인하에 대한 합의가 나오리라 생각하지 않지만, 통화정책 성명에서 9월 18일 회의에서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낼 것으로 본다. 구체적으로 최근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에서 더 많은 개선을 보였다고 밝히고, 인플레이션 위험에만 집중하기보다는 노동 시장 위험에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인정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이는 소형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러셀2000 지수는 오늘 1.66% 폭등했습니다. 다우 지수가 0.32%, S&P500 지수 1.08%, 나스닥이 1.58% 상승한 것보다 더 크게 올랐습니다. 지난주 시작됐던 소형주 랠리, 소형주 순환매는 계속되는 걸까요? 펀드스트랫의 리 설립자는 소형주 랠리가 지속하여 IWM(iShares Russell 2000 ETF) 기준으로 향후 10주 동안 상승률이 40%에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9월 금리 인하가 확정적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그는 지난주 말 순환매가 갑자기 식었지만, 다시 살아날 것으로 봅니다. 리 설립자는 "소형주 랠리가 시작된 지 겨우 1주일 되었지만, 2023년 10월~12월의 소형주 랠리를 매우 밀접하게 따르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두 랠리 모두 초기 급등으로 시작한 뒤 약간 하락했지만, 이후 더 큰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리 설립자는 이런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도이치뱅크는 지난주 대형 기술주에서 소형주로의 순환매가 단기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파라그 타테 전략가는 "전반적인 주식 포지셔닝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동안 지난주 메가캡 기술주에서 소형주와 다른 부문으로 흐름이 급격히 바뀌었다. 우리 견해로는 이런 흐름은 중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이 있다. 기술주 등에 대한 투자자 포지셔닝은 여전히 매우 강력한 이익 성장과 일치하지만 우리는 이들의 성장이 둔화하면서 지난 20년 동안의 추세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UBS의 제이슨 드라호 자산 배분 헤드는 지난주 기술주 등 그동안의 승자가 급락하고 소형주 등 소외됐던 주식이 급등했지만, 다시 '반전의 반전'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드라호 헤드는 금리에 민감한 부문(소형주 등)이 계속 우수한 성과를 거두려면 이상적 거시경제 조건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좋은 거시경제 데이터와 순환매가 지속하는 데 필요한 이상적 조건 사이에는 미묘한 경계선이 있다. 투자자들은 Fed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데 앞서가고 있을 수 있다"라면서 "전반적인 증거는 반전의 반전을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어진다”라고 말했습니다.
블랙록은 "기술주 후퇴가 이번 달 주식을 강타했다.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완화와 Fed 금리 인하를 기대하며 소형주에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단기 소음을 넘어서 보면 대형 기술 기업이 계속해서 긍정적 실적을 내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 것으로 생각한다. 8월 말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에 앞서 더 큰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 투자자들이 매출 성장이 AI에 대한 대규모 자본 지출을 정당화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하면 기술주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위험을 주시하고 있는데, 현재로서는 갑작스러운 주가 하락이 나타나면 매수 기회라고 보고 있다. 우리는 소형주 랠리가 펀더멘털한 이익 개선에 기인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소기업들은 더 높은 금리로 인해 지난 5개 분기 동안 이익이 감소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지난주 두드러졌던 중·소형주로의 순환매는 9월 금리 인하 믿음이 커지면서 촉발됐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선 '트럼프 트레이드'의 일부로 꼽습니다. 트럼프 2.0에서 추진 중인 규제 완화와 금리 인하(Fed에 대한 압력)가 소형주에 유리하다는 것이었죠.
그러나 정말 그럴까요? WSJ은 2016년 선거 후 한 달 동안 러셀 2000지수가 상대적으로 나은 성과를 보였지만 오래가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WSJ은 "2018년 잠시 회복세를 보였지만, 트럼프의 4년 임기 동안 소형주는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또 산업, 에너지, 은행 주도 모두 S&P500 지수보다 부진했고, 달러와 국채 수익률은 더 낮아졌다. 결국, 트럼프 1기 때 최고의 거래는 기술주였다. 2018년 법인세 인하의 혜택은 대부분은 대기업에 돌아갔고, 기술 분야가 가장 큰 수혜자 중 하나였다"라고 썼습니다.
이번 주 알파벳과 테슬라 등 빅테크 실적 발표가 기술주 반등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높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다가올 실적 발표에서 빅테크의 실적이 월가 추정치를 넘고 향후 가이던스를 높인다면 S&P500 지수의 상대적 강세가 재개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소형 주식이 계속해서 아웃퍼포먼스를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블룸버그가 실시한 지난주 마켓라이브펄스(Markets Live Pulse)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463명 가운데 3분의 2가 실적 발표를 계기로 S&P500 지수가 다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지난주 9%나 급락했던 엔비디아는 오늘 4.76% 반등했습니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칩인 블랙웰 칩의 중국 버전을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연방정부의 수출 통제에 맞추기 위한 것이죠. 룹캐피털은 엔비디아에 대한 목표주가를 175달러로 높이고 '매수' 등급을 유지했습니다.
테슬라는 5.15% 폭등했는데요. 일론 머스크는 "내년에 내부적으로 사용할 휴머노이드 로봇을 준비할 것이며 희망적으로는 2026년에 다른 회사들을 위해 대량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IT 대란'의 주범인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13.46% 추가 하락하며 이틀째 폭락세를 이어갔습니다. 파이퍼 샌들러는 "엄청난 규모의 혼란을 고려할 때 투자자들이 지난주 사건의 영향을 정량화하는 것은 분명히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회사가 빠르게 사과하고 문제 해결에 나선 것에 깊은 인상을 받았지만, 잠재적 규제, 법적 문제 및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 훨씬 더 많은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고려해 목표주가를 310달러(중립)로 낮추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BTIG도 여러 보안업체 임원들과 대화를 바탕으로 "금요일 사건에 대한 피드백은 예상보다 더 부정적이었다"라며 투자등급 하향을 결정했습니다. 구겐하임 파트너스도 투자등급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고요.
버라이즌은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주당순이익(EPS)은 월가 추정에 부합했지만, 매출이 밑돌았습니다. 팬데믹 때 만들어진 정부의 저소득층 보조프로그램이 6월 초 끝나면서 선불요금제 가입이 62만4000건 감소한 영향이 컸습니다. 이에 버라이즌의 주가가 6.08% 급락했을 뿐 아니라 경쟁사인 AT&T(-2.98%)와 T모바일(-2.53%)도 하락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대 주주인 워런 버핏의 버크셔 헤서웨이가 주식 일부를 매각했다는 소식에 1.4% 떨어졌습니다. 지분 12%를 넘게 보유한 버크셔는 최근 14억 8000만 달러어치를 팔았습니다. 물론 남은 지분이 430억 달러 규모에 달합니다. 버핏의 매매 활동을 추적하는 메릴랜드대 경영대학원 데이비드 카스 교수는 "아마도 버핏은 전반적으로, 특히 은행과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주가 밸류에이션이 매우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중국 인민은행은 오늘 예상하지 못했던 금리 인하를 단행해 월가를 놀라게 했습니다. 기업 및 가계 대출의 벤치마크인 1년 대출 기준금리(LPR)를 10bp 인하해 3.35%로 낮췄습니다. 월가는 여전히 중국 경제와 시장의 회복이 쉽지 않다고 봅니다. 필요한 것은 통화정책보다는 강력한 재정부양책이라고 지적합니다. 찰스 슈왑은 "중국 경제는 부분적으로 소비자와 기업의 신뢰가 약해져서 둔화되고 있다. 수요가 부족한 상태에서 성장을 위한 공급 확대에 집중하면 디플레이션 문제가 더 심화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