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 / 사진=연합뉴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 / 사진=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을 단결시켜 오는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꺾겠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선대본부 연설에서 "앞으로 다가올 며칠, 몇 주간 나는 여러분들과 함께 민주당을 단결시키고, 이 나라를 단결시켜 선거에서 이길 것"이라고 했다. 이는 해리스 부통령이 대권 도전 의지를 천명한 첫 육성 연설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공화당 대선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도 집중 거론했다. 그는 "나는 트럼프 같은 타입을 잘 안다. 이번 선거운동에서 나는 자랑스럽게 내 경력을 그의 경력에 맞서 부각할 것"이라면서 자신이 젊은 검사 시절 성추행 사건들을 전담했다고 알렸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 추문 입막음 돈 의혹'을 겨냥한 것이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중산층 강화, 총기 규제, 생식권 보장(낙태 권리 등 의미) 등을 집권 성공 시 정부 목표로 제시했다. 특히 "우리는 생식의 자유를 위해 싸울 것"이라며 "만약 트럼프가 기회를 얻으면 그는 모든 주에서 낙태를 불법화하는 낙태 금지법에 서명할 것"이라고 낙태권 이슈를 앞세웠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여성을 학대하는 '포식자', '사기꾼' 등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 사진=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 사진=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사퇴 하루 만에 해리스 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 승계는 사실상 확정되고 있다. 그는 대선후보로 선출되는 데 필요한 대의원 수(1976명)의 절반이 넘는 대의원(1208명)을 이날까지 이미 확보했고, 잠재적 경쟁자로 거론돼왔던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등도 공개적으로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했다.

특히 상징적인 당 원로인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까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거대한 자긍심과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한 무한한 낙관론으로 나는 해리스 부통령을 미국 대통령 후보로 지지한다"고 힘을 실었다.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자들의 후원금도 쇄도하고 있다. 그의 대선캠프는 바이든 대통령의 전날 후보직 사퇴 이후 8100만달러(약 1124억원)를 모금했다고 전했다. 이는 올해 대선에서 24시간 동안 모금한 후원금 중 가장 큰 규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상대로 확실시되고 있는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는 이날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바이든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며 끔찍하고 무능한 국경 (담당) 차르인 카멀라는 더 나쁠 것"이라며 "가짜 뉴스들이 돌처럼 멍청한 카멀라 해리스를 완전히 실패하고 하찮은 부통령에서 미래의 위대한 대통령으로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그런 식으로 되지 않는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