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살린 엔비디아…랠리 운명 쥔 알파벳 실적 [글로벌마켓 A/S]
미국 대형 기술기업의 실적을 앞두고 뉴욕증시가 큰 폭의 반등을 기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석 달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 출마를 포기했지만 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오히려 지난 금요일 윈도우즈 운용 기기가 멈추는 사고로 급락했던 기업들의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시장을 밀어올렸다.

현지시간 22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9.41포인트, 1.08% 오른 5,564.41, 나스닥은 280.63포인트, 1.58% 뛰어 1만 8,007.57선을 회복했다. 최근 한 달간 기술주와 반대로 움직이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이날은 127.91포인트, 0.32% 상승해 4만 415.44로 거래를 마쳤다. 순환매로 수혜를 봤던 소형주 대표지수인 러셀2000도 36.30포인트, 1.66% 뛴 2,220.65에 거래를 마쳤다.

● 해리스 등판한 미 대선..트럼프와 승산은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레이스에서 물러났지만 월가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도전 의사를 표명한 뒤 민주당 안팎의 지지 발언이 이어지고 있지만 선거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까지 8,100만 달러, 약 1,125억 원 규모의 정치 기부금을 모아 하루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전설적 투자자이자 민주당 최대 후원자인 조지 소로스의 아들인 알렉스 소로스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해리스를 위해 결집해 도널트 트럼프를 이겨야 할 때"라고 밝혔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비롯해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지지 성명을 내는 등 민주당 지지층도 빠르게 결집하고 있다.

정치 베팅 사이트인 프레딕트잇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의 지명 이후 27%에서 40% 확률로 오른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68%에서 60%로 하락했다. 월가에서도 차기 대선의 승자와 수혜 산업에 대한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파이브서티에잇(FiveThirtyEight), 리얼클리어폴리틱스(RealClearPolitics) 등을 인용한 자료에서 21일 기준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상 대결에서 각각 44.0%와 47.4%로 여전히 트럼프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민주당은 다음달 19일부터 나흘간 시카고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RBC 캐피탈은 민주당과 공화당 가운데 어느 정부가 되근 대규모 프로젝트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에너지, 금융, 제조, 건설업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봤다. 바이든 행정부의 역점 정책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축소, 반이민 정책은 원유 인프라 기업, 산업 자동화 기업에게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기술주 살린 엔비디아…랠리 운명 쥔 알파벳 실적 [글로벌마켓 A/S]
● 블랙록 "미국 주식·AI 테마 더 간다"



미 민주당 대선 후보 교체보다 이날 시장이 주목한 건 지난주까지 나타나난 순환매가 얼마나 이어질 수 있는지 여부였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미국 주식 수석 전략가는 "시장이 트럼프 당선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경기 사이클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마이크 윌슨은 "소형주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완화와 트럼프 당선 확률의 상승, 부분적인 숏커버링 등으로 반등했으나 그러한 움직임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블랙록의 웨이 리우 글로벌 수석 투자 전략가 역시 보고서에서 "소형주는 CPI 둔화 이후 랠리를 보였지만 단기에 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블랙록 투자연구소는 "2분기 미국 기술주 수익이 전년대비 18% 성장하고 나머지 종목은 2%에 그칠 수 있다"면서 AI는 비중을 늘려 "급격한 하락이 나타나면 리스크 테이킹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 기술주 살린 엔비디아…지난주 사이버 사고 여파 만회



이날 미 증시 상승은 엔비디아에 대한 기대가 살아났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엔비디아의 중국 유통 협력사인 인스퍼가 B20 반도체 공급을 맡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다른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해당 제품은 "2025년 2분기 선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엔비디아는 올해 3월 열린 기술컨퍼런스 GTC에서 차세대 인공지능 반도체인 '블랙웰(Blackwell)' 시리즈를 공개했다. B20은 최신 아키텍처인 B200의 하위 호환이자 중국 전용 제품으로 추정된다. 엔비디아는 이미 호퍼(Hopper) 아키텍처 기반 H100 시리즈 등의 하위 호환으로 H20 제품을 중국에 공급하고 있다. 모건 스탠리 등에 따르면 해당 제품의 중국 내 수요는 약 100만 개, 매출은 120억 달러 상당에 달할 전망이다.

하루 뒤 2분기 실적을 공개하는 엔비디아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의 소셜미디어 트윗에 5%대 급등했다. 머스크는 본인의 계정을 통해 "테슬라는 진정으로 유용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내년에 내부적으로 쓸 소량 만들고, 2026년에 다른 회사를 위해 대량 생산할 것"이라고 전했다. 머스크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텍사스 등 공장에서 일부 시험 버전을 운용하고 있다고 공개한 바 있다.

테슬라 실적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는 크게 낮아져있다. 월가 애널리스트 2분기 매출 예상치 평균은 작년 동기대비 1.6% 낮은 245억 달러, 주당순이익은 32.9% 감소한 61센트로 예상하고 있다. 분기마다 하락해온 테슬라의 마진은 16.27%로 2019년 1분기 이후 최저를 기록할 전망이다.

AI 수요의 핵심인 하이퍼스케일리 중엔 알파벳이 가장 먼저 실적을 공개한다. LSEG 등에서 집계한 알파벳의 2분기 매출 예상치는 847억 7천만 달러, 주당순이익은 1.84달러다. 올들어 시장 기대치를 꾸준히 상회해온 알파벳이 이번 분기에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들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아마존 등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의 공격적인 투자로 인해 수주와 매출 기록을 끌어올려왔다. 클라우드 점유율을 좁히기 위해 투자를 지속해온 구글의 실적이 나머지 업체들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저스틴 포스트 애너리스트는 "구글 생태계 전반의 AI 통합과 확장은 긍정적"이라며 "AI 검색 개요 노출이 핵심 검색 사업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봤다.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도 “검색 수익화 순풍이 이어지고 있다"며 "AI로 구글 클라우드 강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JP모건은 아마존과 알파벳을 최선호주롤 제시하고 있다. 기술주 주가 향방을 가를 알파벳과 테슬라는 현지시간 23일 오후 4시 장 마감 후 실적을 공개한다.
기술주 살린 엔비디아…랠리 운명 쥔 알파벳 실적 [글로벌마켓 A/S]
● 2위 암호화폐 이더리움도 현물 ETF..내일 상장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반년 만에 이더리움 현물 ETF도 뉴욕증시에 정식 상장해 거래에 들어간다. 블랙록와 피델리티는 미 증권거래위원회를 통해 펀드 출시 경쟁을 벌여왔다.

블랙록은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ETF를 통해 지난 주에만 7억 7천만 달러의 순유입을 이끌어내 운용자산 172억 4천만 달러, 미 전통 자산운용사 가운데 비트코인 최대 보유기관에 올라 있다.

암호화폐 비트코인 가격은 현지시간 오후 7시 현재 코인베이스 기준 전 거래일보다 0.67% 내린 6만 7,541달러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더리움은 이번 소식에도 2.58% 내린 3,444달러를 기록 중이다.

한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기준 국제유가는 전날보다 0.22% 내린 배럴당 79.95달러로 80달러선이 깨졌다. 중국이 금리인하고 경기 부양을 시도했지만 수요 회복에 제한적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국제금값은 0.06% 오른 트로이온스당 2,400.5달러를 기록했다.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