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기아 EV3./사진=뉴스1
더 기아 EV3./사진=뉴스1
최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완성차 업체들이 '팔릴 만한'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연달아 내놓으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업체들은 중저가 보급형 모델을 내세우는 '전기차 대중화' 전략을 가져가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전기차 소비자들은 비싸더라도 큰 차를 선호했는데 최근 들어선 가격 부담이 적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난 차를 선호하는 추세가 늘고 있다.

현재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소형 전기 SUV는 기아 EV3다. 기아가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 모델을 표방한 EV3는 사전계약 시작 3주 만에 계약물량이 1만대를 돌파하며 흥행몰이 중이다.

EV3는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와 4세대 배터리를 탑재했다. EV3에 탑재된 전륜 모터는 최고출력 150kW 최대토크 283Nm를 발휘한다. 복합전비는 17인치 휠 및 산업부 인증 완료 기준 롱레인지 5.4km/kWh, 스탠다드 5.2km/kWh다.

17인치 휠 및 산업부 인증 완료 기준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는 롱레인지 모델 501km, 스탠다드 모델 350km다. 350kW급 충전기로 급속 충전 시 배터리 충전량 10%에서 80%까지 롱레인지 모델 31분, 스탠다드 모델 29분이 소요된다(연구소 자체 측정 기준).

관건은 가격. EV3의 판매 가격은 전기차 세제혜택 적용 전 기준으로 스탠다드 모델 △에어 4208만원 △어스 4571만원 △GT 라인 4666만원, 롱레인지 모델 △에어 4650만원 △어스 5013만원 △GT 라인 5108만원이다.
e-2008./사진=푸조
e-2008./사진=푸조
EV3의 경쟁 모델로 꼽히는 푸조 e-2008은 국내 공식 소비자 가격을 최대 1400만원까지 낮추는 파격 인하로 승부수를 띄웠다.

e-2008 SUV 알뤼르 트림은 이번 가격 조정 중 최대 폭인 1400만원 인하돼 3890만원에, GT트림의 경우 1300만원 낮춘 4190만원에 각각 구매할 수 있다. 이번 가격 인하로 e-2008은 수입차임에도 불구하고 EV3보다 더 저렴하게 구입 가능하다.

도심형 전기차로 알맞은 e-2008은 1회 충전으로 최대 260km를 주행할 수 있다. 전비는 5.2km/kWh에 달해 에너지효율 2등급에 해당한다.

푸조 관계자는 "현재 위축된 전기차 소비 심리를 정면 돌파하고 더 많은 소비자들이 유럽에서 탁월한 주행 성능과 전비로 인정받고 있는 푸조 전기차를 부담없이 경험할 수 있도록 소비자 가격을 인하해 판매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저가·소형 전기차 출시가 시작되면서 성장이 정체된 전기차 시장에도 분위기 반전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전동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인 만큼 소비자 부담이 적은 중저가 모델을 내세워 일시적 수요 둔화에 빠진 전기차 시장의 파이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