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농가의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른 '이것' [원자재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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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놀라유가 식용을 넘어 항공 등 운송 분야에서도 핵심 자재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미국에선 농업 기업뿐만 아니라 에너지 기업들도 카놀라유 생산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등 주요국의 바이오연료 정책 수립을 앞두고 미 농가들이 차세대 원자재로 카놀라유에 베팅하고 있다"고 전했다. 50년 전 캐나다에서 장기 보관이 가능한 조리용 기름으로 발명된 카놀라유가 이제는 항공 등 운송용 연료 분야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이날 ICE 캐나다 선물 거래소에서 카놀라유 가격은 톤당 671.65 캐나다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에너지 대기업 셰브론과 농산물 중개기업 번지, 씨드 회사 코르테바는 테네시주와 켄터키주 농부들이 대두나 면화를 심기 전 '겨울 작물(가을에 파종해 이듬해 봄에 수확하는 작물)'로 카놀라를 심도록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는 공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감했다.
켄터키주의 농부 제드 클라크는 "이 지역 사람들에게는 (카놀라 경작이) 매우 새로운 도전이었다"며 "처음으로 카놀라를 심어본 것도 기업들의 지원 덕분에 일시적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가능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개 기업 연합체는 오는 가을부터 해당 프로그램을 미국 최대 대두 생산지인 일리노이주와 인디애나주, 미주리주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카놀라 경작지를 7배로 확장하기 위해서다.
가공 단계에서의 투자도 늘고 있다. 곡물 가공업체 스쿠라는 해바라기씨유 가공 시설을 카놀라와 대두 등 기타 유종을 전부 압착할 수 있는 시설로 전환하기 위해 수천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는 오는 10월부터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셰브론과 번지도 루이지애나주에 카놀라를 포함한 다양한 유지작물을 처리할 수 있는 공장을 2026년 가동을 목표로 짓고 있다.
이는 전 세계 탈(脫)화석연료 움직임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대두, 카놀라 등 모든 종류의 유종 생산자들은 기후 친화적인 항공 연료와 디젤유 시장에서 지배력을 넓히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엔 생소한 유지작물인 말냉이에 대한 투자까지 늘고 있다. 특히 카놀라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그동안은 대두가 연료 공급원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일반 대두는 약 20%의 기름만을 포함하고 있는데 반해 카놀라의 기름 비율은 약 두 배에 달한다. 대두의 높은 단백질 함량은 육류 수요가 급증할 때는 유리했지만, 운송 연료를 만드는 데는 그다지 유용하지 않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셰브론의 재생 에너지 그룹 사장인 스테이시 오를란디는 "우리는 전기화가 어려운 부문(대형 트럭, 철도 및 해양 부문)에서 더 많은 유종의 친환경 연료 수요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에 따르면 내년에는 친환경 운송 연료를 생산하기 위해 사용되는 미국과 캐나다의 전체 유지, 지방 및 기름 시장이 20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됐다. 2019년 60억 달러에서 3배 이상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브렛 기브스 BI 애널리스트는 "새로운 상품 유종 시장은 현재 2006년 이후 최대 폭의 집단 소득 감소를 예상하고 있는 미국 농부들에게 호재"라고 말했다.
다만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그의 친(親)화석연료 행보로 인해 바이오연료 산업에 대한 투자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카말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그의 기후정책이 전기자동차 전환에 지나치게 치우칠 경우 바이오연료 산업의 성장세가 시들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블룸버그통신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등 주요국의 바이오연료 정책 수립을 앞두고 미 농가들이 차세대 원자재로 카놀라유에 베팅하고 있다"고 전했다. 50년 전 캐나다에서 장기 보관이 가능한 조리용 기름으로 발명된 카놀라유가 이제는 항공 등 운송용 연료 분야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이날 ICE 캐나다 선물 거래소에서 카놀라유 가격은 톤당 671.65 캐나다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에너지 대기업 셰브론과 농산물 중개기업 번지, 씨드 회사 코르테바는 테네시주와 켄터키주 농부들이 대두나 면화를 심기 전 '겨울 작물(가을에 파종해 이듬해 봄에 수확하는 작물)'로 카놀라를 심도록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는 공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감했다.
켄터키주의 농부 제드 클라크는 "이 지역 사람들에게는 (카놀라 경작이) 매우 새로운 도전이었다"며 "처음으로 카놀라를 심어본 것도 기업들의 지원 덕분에 일시적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가능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개 기업 연합체는 오는 가을부터 해당 프로그램을 미국 최대 대두 생산지인 일리노이주와 인디애나주, 미주리주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카놀라 경작지를 7배로 확장하기 위해서다.
가공 단계에서의 투자도 늘고 있다. 곡물 가공업체 스쿠라는 해바라기씨유 가공 시설을 카놀라와 대두 등 기타 유종을 전부 압착할 수 있는 시설로 전환하기 위해 수천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는 오는 10월부터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셰브론과 번지도 루이지애나주에 카놀라를 포함한 다양한 유지작물을 처리할 수 있는 공장을 2026년 가동을 목표로 짓고 있다.
이는 전 세계 탈(脫)화석연료 움직임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대두, 카놀라 등 모든 종류의 유종 생산자들은 기후 친화적인 항공 연료와 디젤유 시장에서 지배력을 넓히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엔 생소한 유지작물인 말냉이에 대한 투자까지 늘고 있다. 특히 카놀라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그동안은 대두가 연료 공급원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일반 대두는 약 20%의 기름만을 포함하고 있는데 반해 카놀라의 기름 비율은 약 두 배에 달한다. 대두의 높은 단백질 함량은 육류 수요가 급증할 때는 유리했지만, 운송 연료를 만드는 데는 그다지 유용하지 않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셰브론의 재생 에너지 그룹 사장인 스테이시 오를란디는 "우리는 전기화가 어려운 부문(대형 트럭, 철도 및 해양 부문)에서 더 많은 유종의 친환경 연료 수요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에 따르면 내년에는 친환경 운송 연료를 생산하기 위해 사용되는 미국과 캐나다의 전체 유지, 지방 및 기름 시장이 20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됐다. 2019년 60억 달러에서 3배 이상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브렛 기브스 BI 애널리스트는 "새로운 상품 유종 시장은 현재 2006년 이후 최대 폭의 집단 소득 감소를 예상하고 있는 미국 농부들에게 호재"라고 말했다.
다만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그의 친(親)화석연료 행보로 인해 바이오연료 산업에 대한 투자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카말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그의 기후정책이 전기자동차 전환에 지나치게 치우칠 경우 바이오연료 산업의 성장세가 시들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