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적색수배' 유명 포경반대 활동가, 그린란드서 체포
남극해에서 일본의 포경 활동을 방해했다는 혐의로 국제 수배된 저명한 포경 반대 활동가가 그린란드에서 체포됐다고 영국 BBC 방송 등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그린란드 경찰은 이날 그린란드 누크항에 자신의 배를 타고 입항한 포경 반대 활동가 폴 왓슨(73)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왓슨은 포경 조업 등을 방해하기 위해 배에 올라타는 등 과격한 행동으로 논란을 빚은 환경단체 '시 셰퍼드'(Sea Shepherd)를 설립한 인물이다.

일본의 새 포경 모선 캉게이마루 호의 활동을 감시하러 이동 중이었던 왓슨은 현지 법원에서 일본으로의 신병인도 여부와 관련한 심리를 받을 전망이다.

왓슨이 이끄는 재단 '캡틴 폴 왓슨 파운데이션'(왓슨 재단)은 왓슨이 체포된 사실을 확인하면서 일본이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에 요청한 적색수배 때문에 체포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10년 남극해에서 일본 포경선의 조업을 방해하고 부상 사고를 일으킨 혐의로 2012년 인터폴에 왓슨의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하지만 왓슨 재단 측은 몇 달 전 적색수배가 철회됐기에 그가 그린란드에서 체포된 건 충격적인 일이라면서, 일본 측이 철회 후 재차 수배를 요청하면서 이를 비공개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내년부터 공해에서의 포경 활동을 재개하려는 일본이 정치적 동기로 왓슨을 적색수배에 올렸다고 주장하며 덴마크 정부에 일본의 신병인도 요청을 거부하고 왓슨을 석방할 것을 요청했다.

그린란드는 덴마크의 자치령으로 고도의 자치권을 지니고 있지만, 국방과 외교 등은 덴마크 정부가 관할한다.

일본은 국제포경위원회(IWC)가 1982년 고래 보호를 이유로 상업 포경 중지를 결정하자 1987년부터 고래 생태를 연구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조사 포경'을 시작했고 1988년에는 국제적 비난 여론에 밀려 상업 포경을 공식 중단했다.

그러나 고래잡이 어부들이 상업 포경을 다시 허용해 달라고 요구하자 일본 정부는 2018년 IWC 총회에서 1982년 이후 중단된 상업 포경 재개를 제안했다.

이 안건이 부결되자 일본은 2019년 6월 IWC를 탈퇴하고 상업 포경을 재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