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너덜너덜"…박성웅, 부상 투혼 불사른 '필사의 추격' [종합]
올여름 더위를 사냥할 제주도 배경의 코미 영화가 스크린에 걸린다. 박성웅, 곽시양, 윤경호 주연의 '필사의 추격'의 이야기다.

'필사의 추격'은 상극 중의 상극인 사기꾼과 분노조절장애 형사, 그리고 조직 보스가 각자 다른 이유로 제주에 모이며 펼쳐지는 대환장 추격전을 그렸다.

이 작품에는 영화 '신세계'부터 '오케이 마담', '보호자', '웅남이',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 까지 범죄, 액션, 코미디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배우 박성웅이 변장의 귀재인 사기꾼 김인해 역을 맡아 1인 7역을 선보인다.

그는 "사기꾼인데 좋은 사기꾼"이라며 "예고편에 나왔던 '맘마미아'는 느끼하게, 노인은 최대한 나약하게 등 포인트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촬영은 1시간 한 것 같은데 분장은 5시간 걸렸다"고 밝혔다.

이어 "태어나서 처음으로 여장을 하고 브래지어를 해봤는데 너무 답답했다. 여성분들이 존경스럽더라"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을 연기하니 모든 캐릭터가 재미있더라"라고 덧붙였다.
"몸 너덜너덜"…박성웅, 부상 투혼 불사른 '필사의 추격' [종합]
촬영 중 햄스트링 파열 부상을 입은 박성웅은 "겨울이었고 몸이 제대로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기술적인 문제가 있었다"며 "슈팅카가 출발했는데, 사람이 쫓아간다. 포커스가 나갈까 봐 더 갔는데 쫓아가다가 '뚝' 끊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딜레이가 되니까 회의하다가 그냥 절뚝거리며 액션신을 촬영했다. 절뚝거리면서 자연스럽게 촬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응급실에 가도 치료가 안 된다. 시간을 두고 쉬어야 낫는 건데 3~4시간 찍고 끝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끊어지고 넘어졌는데 액션 스쿨 출신이라 제가 구르기를 한 것 같다. 영화처럼 스태프들이 달려오는 데 고속촬영처럼 보이더라. 걸을 수 없을 정도였다. 1시간 정도 휴식을 취하고 촬영을 했다"고 했다.

김재훈 감독은 "선배가 낙법을 잘하셔서 보기에 다친 것은 없었는데 다음 촬영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하던 중 설정을 바꿔 촬영했고 오히려 더 잘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박성웅은 "몸은 너덜너덜했지만 영화는 빛날 수 있었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드라마 '홍천기' 등을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넓힌 곽시양이 분노조절 장애 형사 조수광으로 분했다. 그는 "선배들과 함께 촬영하는 느낌이 어떨지 상상하게 됐고 많이 망가져 보고 싶었다"며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이번 캐릭터를 위해 폭탄 머리까지 시도했다고. 곽시양은 "분노조절장애 캐릭터 표현을 위해 외적으로 시도를 했다"며 "관객을 웃겨야 한다는 사명에 따라 고민하며 촬영했다"고 말했다.
"몸 너덜너덜"…박성웅, 부상 투혼 불사른 '필사의 추격' [종합]
이 영화의 신스틸러는 '완벽한 타인', '정직한 후보', '킹메이커', '외계+인', '밀수' 등에 출연한 윤경호다. 그는 살벌한 마피아 보스 주린팡 역을 맡아 광둥어 연기를 펼친다.

윤경호는 박성웅에 대한 애정으로 이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는 "선배님과 6번째 작품"이라며 "평소 굉장히 사랑하고 존경해서 선배님이 한다고 하셔서 의심 없이 같이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맡아보지 못한 외국인 역할이라 도전이었다"며 "진지하게 캐릭터를 생각하고 코미디를 가미하지 않은 누아르라고 생각하며 촬영했다"고 강조했다.

광둥어 연기를 선보인 윤경호는 "좋은 선생님을 붙여주셔서 연습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에 박성웅은 "정말 중국 사람 같지 않으냐"고 거들어 웃음을 자아냈다.
"몸 너덜너덜"…박성웅, 부상 투혼 불사른 '필사의 추격' [종합]
김 감독은 아름다운 제주의 풍광을 스크린에 옮기면서도 토지 투자 사건을 소재로 시나리오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그는 2017년 제주도 한달살이하며 도민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제주도가 '속병'을 앓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중국 자본으로 인한 개발로 자원이 망가지고 실제로 싸움도 일어난다는 걸 실제로 보고 들었고 언젠가 영화로 만들어 알리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이어 "제주도의 아름다운 모습이 잘 유지돼서 후손까지 잘 이어졌으면 좋겠다"며 "개발을 완전히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지킬 것은 지키면서 균형 있게 발전됐으면 하는 생각을 담았다"고 강조했다.

박성웅은 이 작품에 대해 "감동, 액션, 코미디도 있는 '종합선물 세트"라고 했고, 윤경호는 "무더위를 날려드릴 만한 청량감 있는 영화"라고 자신했다.

'필사의 추격'은 오는 8월 21일 개봉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