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 "이번 사태로 최소 163명 사망"…야권 반응은 아직 없어
방글라데시 총리, 야권에 '공직할당 대규모 소요' 책임 전가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가 '독립 유공자 자녀 공무원 할당제' 도입과 관련해 최근 일어난 대규모 소요 사태 책임을 야권에 전가하고 나섰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23일(현지시간) 전했다.

하시나 총리는 전날 수도 다카에서 열린 재계 지도자 행사에서 한 연설을 통해 "방화 테러리즘이 시작됐을 때 시위하던 대학생들은 자신들이 이 일(테러리즘)과 무관하다고 말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하시나 총리는 이어 "우리는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통행금지령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우리는 상황이 개선되면 언제든지 통금령을 해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제1야당인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BNP)과 또 다른 야당 자마트-에-이슬라미에 시위 폭력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야권 측은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다만 야권은 하시나 총리가 권위주의적 통치를 하면서 인권을 침해하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시나 총리 정부는 이런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앞서 하시나 총리 정부는 지난주 독립 유공자 자녀 공무원 할당제에 반대하는 대학생 시위가 폭력적으로 바뀌자 통금령을 내리고 인터넷망을 차단했으며 군 병력도 거리에 배치했다.

소요 사태는 대법원이 지난 21일 전체 공직의 93%는 기존처럼 능력에 따라 배분하고 5%만 독립 유공자 자녀에게 할당하도록 정부안보다 크게 완화한 절충안을 내놓으면서 시위대 기류도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정부는 당초 1971년 독립전쟁 참가자 자녀를 대상으로 공직 30% 할당 정책을 추진했다.

하지만 시위대는 구금된 시위 지도자를 석방하고, 통금과 대학 휴교령도 해제하라며 48시간 내 이를 시행할 것을 전날 요구했다.

시위대는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시위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의 불씨는 남은 상태다.

22일 하루 동안 시위가 중단됐고 폭력 사태도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소요 사태는 대규모 사상자를 초래했다.

AFP통신은 주요 병원을 통해 자체 집계한 결과 지난 16일 이후 지금까지 이번 시위로 최소 163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사망자가 적어도 147명이라고 보도했다.

다카 경찰 대변인은 "이번 사태로 532명을 체포했고, 여기에는 야당 지도부도 포함됐다"며 이번 시위로 경찰 3명이 사망하고 1천여명이 다쳤으며 이 중 60명은 위독한 상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