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농심 본사에서 농심을 비롯한 컨소시엄 구성기업 4개사와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의 스마트팜 수출 활성화 사업 협약식이 열렸다. 사진 오른쪽부터 에스팜 강성민 대표, 농심 이병학 대표이사, 한국농업기술진흥원 안호근 원장, 아이오크롭스 조진형 대표, 포미트 강기수 대표/ 농심 제공
지난 22일, 농심 본사에서 농심을 비롯한 컨소시엄 구성기업 4개사와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의 스마트팜 수출 활성화 사업 협약식이 열렸다. 사진 오른쪽부터 에스팜 강성민 대표, 농심 이병학 대표이사, 한국농업기술진흥원 안호근 원장, 아이오크롭스 조진형 대표, 포미트 강기수 대표/ 농심 제공
농심이 사우디아라비아에 토마토와 채소류 등을 생산하는 ‘한국형 스마트팜’을 구축한다. 지난 30년간 매진해 온 스마트팜 사업이 결실을 맺으며 글로벌 푸드테크 기업으로 발돋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농심은 한국농업기술진흥원 및 컨소시엄 구성기업 3개사와 ‘스마트팜 수출 활성화 사업(사우디 시범온실 조성 및 운영)’ 협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내년 말까지 사우디 수도 리야드 인근 약 4000㎡ 부지에 스마트팜 시설을 구축하고 운영도 맡는다.

이번에 구축하는 스마트팜은 수직농장과 유리온실 복합 모델이다. 수직농장에서는 프릴드아이스, 케일과 등 엽채류, 유리온실에서는 방울토마토, 오이, 파프리카 등을 재배한다. 단맛을 선호하는 중동인들의 입맛에 맞춰 쓴맛이 덜한 엽채류, 단맛을 느낄 수 있는 과채류 품종을 중심으로 생산한다.

생산한 작물은 사우디 현지 파트너사의 유통망을 통해 우선 판매한다. 향후 현지 유통매장인 까르푸, 루루 하이퍼마켓과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아마존 등에도 입점할 계획이다.

농심은 스마트팜 등 푸드테크를 미래 먹거리로 정하고 꾸준히 연구개발(R&D) 등 관련 사업을 진행해 왔다. 신동원 농심 회장은 지난해 4월 “스마트팜 기술은 농심이 오랜 세월 연구를 지속해온 분야로 세계 무대에 도전할 만한 기술력을 보유했다”고 말했다.

농심은 1995년 강원 평창에 감자연구소를 설립하며 스마트팜 관련 연구를 시작했다. 2008년엔 경기 안양공장에 수직농장을 만들었다. 2018년 사내 스타트업팀을 구성하면서 특수작물 연구 재배시설과 양산형 모델 스마트팜을 신설해 기술 개발과 사업화에 나섰다.

2022년에는 오만에 컨테이너형 스마트팜을 처음 수출했고, 지난해에는 사우디·카타르 등과 수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농심은 중동에 작물 연구와 가공, 유통·판매 등 스마트팜 연관 산업을 모은 클러스터를 구축해 세계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